[대한경제=홍샛별 기자] 현대건설이 최근 수주한 아미랄 석유화학 프로젝트가 올해 하반기 해외수주를 견인할 ‘신호탄’ 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해외 수주액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잭팟’ 수주가 터져야 분위기가 살아난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지난 달 초만 하더라도 해외건설 업계에서는 정부의 연간 목표치(350억달러) 달성이 어렵다는 자조 섞인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 달 보고서를 통해 올해 연간 해외수주 전망치를 기존 35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건설사의 해외 인프라 수주 숫자는 부족할 수도 있고, 넘칠 수도 있다”며 목표치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현대건설의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 소식과 함께 상반기 해외 수주액이 17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연간 목표치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반기에 대기 중인 프로젝트 규모를 감안하면 하반기 180억달러 가량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인 성과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를 시작으로,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의 대형 공사 수주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자푸라 가스전 2단계 사업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네옴시티 터널 3개 패키지도 대기 중인 프로젝트로 거론된다. 삼성물산과 손을 잡고 협력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반기 중 입찰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3개 패키지 규모는 3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베트남과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에서 공항 및 철도 사업의 수주 결과도 기대돼, 올해 하반기에만 50억달러 내외 규모의 수주 결과가 기다려지는 상황이다.
상반기 수주 소식이 잠잠했던 삼성엔지니어링도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수주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과 마찬가지로 자푸라 가스전 2단계에 도전장을 냈으며, 인도 MEG화공플랜트(10억달러)와 인도네시아 화공플랜트(7억달러) 등도 하반기 중 입찰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기대되는 대형 프로젝트로는 UAE의 하일 앤 갸샤(Hail&Ghasha) 프로젝트(20억달러)가 꼽히지만, 상반기 중 발주처로부터 초기업무 관련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바 있어 수주 가능성은 안갯속이다.
이와 함께 대우건설의 경우 이라크 알포 항만과 관련한 추가공사와 해군기지 건설 프로젝트 등의 수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GS건설의 경우 호주 인프라 철도 사업을 비롯해 자회사인 GS이니마의 파이프라인 규모가 20억달러에 달하며, DL이앤씨도 아시아 지역에서의 플랜트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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