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중국서도 보기드문 차이나 유물 5만점....“팅하오” 연발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3-07-05 15:36:57   폰트크기 변경      
국내 최대 고미술전문화랑 ‘다보성’찾은 중국 고미술시장-감정 권위자들

천커타오 상하이옥션협회 부주임

샤오화 상하이시 수장가협회 회장

션지아신 상하이 서예가협회 부주석

다보성 소장 도자기.서화 등 감정

최고 금속활자 ‘증도가자’에도 관심


천커타오 상하이옥션협회 부주임(왼쪽부터)을 비롯해 샤오화 상하이시 수장가협회 회장, 션지아신 상하이 서예가협회 부주석 등 중국 고미술 분야 감정 권위자들이 서울 다보성갤러리가 소장한 중국 서화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 다보성 제공

“한국에 희귀한 중국 골동품들이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제작 시기도 매우 광범위하고 종류도 다양해 마치 중국 박물관을 찾아온 느낌을 받았어요. 그동안 수많은 중국 고미술 전시장을 둘러보았지만 이처럼 품격이 높고, 다양한 작품들을 본 적이 없거든요. 중국 문화재를 연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서울을 찾은 중국 고미술 전문가인 샤오화 상하이시 수장가협회 회장, 천커타오 상하이 옥션협회 부주임, 션지아신 상하이 서예가협회 부주석은 “한국인들이 소장한 작품을 보면서 중국 고미술의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며 “일부 작품들은 검증을 완료하면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상당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아 격찬했다. 이들 고미술 시장 및 감정 전문가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한국 최대 고미술 전문화랑 ‘다보성’을 방문해 국내에 반입된 중국 도자기, 서화 등을 둘러봤다. 중국 문화재 전문가들이 국내 전시된 중국 고유 전통 유물들을 직접 찾아 감정하면서 평가를 하는 건 이례적이다.

특히 이들은 중국 고미술품의 위작 사례와 원·명 시대 도자기의 특징, 안목 감정의 다양한 사례, 원·명·청시대 회화의 유통 실태, 중국 옥기와 공예품의 미학적 가치와 안목감정 방법 등을 상세히 들려 주며 중국 문화재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국내 고미술계 권위자인 김종춘 다보성 회장(왼쪽)이 자신의 소장품인 서화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의 감정평가 듣고 있다. /사진: 다보성 제공

다보성에는 현재 중국 관련 유물과 문화재 5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김종춘 회장이 중국 고미술품의 가치를 인지하고, 40년 전부터 애써 수집한 결과물이다. 김 회장은 △신석기-한대 명기 △삼국-당대 문화유산 △송대 다기 종합 △원(元)대와 명(明)대 문화 △북송 정요 △청대 도자기 등을 두루 유통시키는 중국문화재 시장의 ‘큰 손’이 됐다.

실제로 다보성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유물들은 기원전 4500년 전 랴오닝성 서부에 자리 잡았던 신석기 문명인 ‘홍산(紅山)문화’ 시대의 토기로부터 한나라, 당ㆍ송ㆍ원ㆍ명ㆍ청대까지 수많은 도자기, 흑피옥, 춘추전국시대 칠기, 고대황실먹, 코담배병, 고서화 등 굉장히 다양하다. 신석기시대 달걀껍질처럼 매우 얇고 가벼운 흑도잔(黑陶盃)을 비롯해 당나라 때의 채회도용(彩繪陶俑), 송나라 때의 정요(定窯)백자, 명나라 백자 ‘대명만력년제 관청화인문사뉴개관’, 원나라 도자기 ‘청화귀곡자하산문지통’, 청나라 때 채색자기 ‘건륭년제 관법랑채화조문봉퇴병’ 등이 명품 목록에 끼어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특히 “홍산문화 유물 ‘옥봉용’를 비롯해, 한나라 때 제작된 도자기 녹유도선(綠釉陶船), 송나라 정요백자 ‘관각화연문봉수화구병’, 원대(元代)의 원통형 청화백자 지통(紙筒), 중국 명나라 때 제작된 도자기 ‘관오채인물문개관(款五彩人物纹盖罐)’ 등에 눈길이 더 간다”고 했다.

천커타오 부주임은 중국 고미술 시장성에 주목하며 다보성의 소장품에 대한 국제경쟁력을 강조했다.


“중국 문화재가 최근 세계 미술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중국 고미술은 돈이 되는 예술품이자 부자들의 지적 사치품이라고 볼 수 있죠. 알면 알수록 깊어지고 배울수록 눈에 들어오는 재미가 있으니 수집가로서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아요.”

실제 지난해 12월 세계 3대 경매 회사 크리스티 홍콩 현장에 나온 청나라 건륭 황제(1736~1795)시기 제작된 황실용 도자기가 약 136억 원(8억106만 홍콩달러)에 낙찰돼 주목을 받았다. 새 주인을 찾은 이 도자기는 앞서 1996년 11월 3일 크리스티 홍콩에서 당시 6억 원에 낙찰된 이후 다시 세상에 나왔다. 20여 년 새 가격이 20배 이상이나 뛰었다. 중국 근대미술 대가 치바이스(1864~1957)의 ‘산수십이조병’은 2017년 베이징 경매에서 1570억원(9억3150만위안)에 낙찰돼 세계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천커타오 부주임은 “중국 고미술품 가격이 파죽지세로 치솟으며 세계적 부호들 사이에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자본시장 불안에도 거액의 뭉칫돈이 중국 고미술 경매 시장으로 몰리는 이유는 중국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샤오화 회장 역시 “다보성이 소장하고 있는 중국 문화재들이 보존 상태가 좋아 국제시장에서도 먹힐 것 같다”며 놀라워 했다. 그러면서 한·중 문화교류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문화 교류가 경제와 정치 교류를 촉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민간 교류는 가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지요.”


한국과 중국 사이에 정치·경제적 갈등이 있더라도 서로 손을 잡고 각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했다.

서화 전문가인 션지아신 부주석은 명나라 작가 문징명(1470~1559)의 서첩을 예로 들며 “금농, 왕원기, 달중광, 동기창 등 당대 서화가들이 낙관으로 보증한 것은 진귀한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명나라 작가 문징명(文徵明·1470~1559)의 서첩 등 금농, 왕원기, 달중광, 동기창 등 당대의 서화가들이 낙관으로 보증한 것은 유별나고, 진귀하다”며 “방대한 유물을 도록으로 잘 정리해 놓은 것도 감명 깊었다”고 했다.

션지아신은 “세계 곳곳에 우리 아시아 문화와 예술이 알려져 다보성에 찾아왔으면 좋겠다”며 “기회가 되면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을 초청해 중국에서 전시를 개최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종춘 회장은 “중국에서 대형 전시를 열 생각이 있다”며 “중국 문화재에 대한 도록을 19권까지 만들었는데, 50권으로 완간할 계획”이라고 화답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특히 김 회장이 국가 문화재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증도가자(證道歌字)’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다보성이 100여 점을 보유하고 있는 ‘증도가자’는 고려 고종때(1239) 만들어진 불교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를 찍는 데 사용됐다는 금속활자이다.


이 활자로 찍은 책은 현재 남아 있지 않고, 금속활자본을 토대로 고려 고종 26년(1239년) 목판본을 만들어 인쇄한 책이 보물 제758호로 지정돼 있다. 증도가자가 실물로 확인되면 지금까지 공인된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1377년)보다 최소 138년 앞서는 금속활자 유물이 된다.


김경갑 기자 kkk10@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