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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천 검단 붕괴사고와 시공책임형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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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7-23 10:22:33   폰트크기 변경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

전영준 건산연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
2주 전 사고조사위원회의 인천 검단 붕괴 사고 조사 결과 발표 이후 건설업계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대다수의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위원회는 주된 원인을 전단보강근 미설치에 따른 전단 내력 부족, 조경공사 등 설계하중을 초과하는 시공 하중에 대한 조치 미흡, 붕괴구간 콘크리트의 재료 품질 저하의 3가지 사유를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였다.

이와 더불어 여러 언론과 전문가들은 연이어 이번 사고의 간접 원인으로 추정되는 현장의 대충대충 관행과 낮은 숙련도, 발주자와 관리·감독기관의 무관심, 저품질 관급자재, 낮은 공동주택 감리 대가,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의 구조적 한계 등 다양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향후 이달 말 발표되는 사고조사위원회의 최종보고서와 국토교통부의 재발 방지대책 마련 결과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슬기로운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 현장이 시범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시공책임형 CM 방식을 활용하였음에도 사고의 직접적 원이라 할 수 있는 설계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을 이유로 향후 제도 안착과 실효성에 의구심을 가진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상황이다.

물론 그간 우리 공공공사의 시공책임형 CM의 운용이 미흡하고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된다. 일례로 업역 한계에 따라 제도 도입 취지와 상이한 시공과 건설엔지니어링 면허 모두 보유 사업자만을 대상으로 한 입찰 참가 기회 부여, 제도 도입 취지의 발현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종합심사낙찰제와 유사한 낙찰자 평가 방법, 낮은 프리콘(Pre-con) 운용 수준 등 산적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특히 LH 공동주택 시공책임형 CM 사업의 경우 발주자가 당해 사업의 추정공사비 산정 시 종합심사낙찰제 수준으로 감액한 후 발주하고 입찰참가자에게 추가로 공사비 절감 제안을 요구하고 있어 실제 공사비 부족이 타 공공공사 대비 큰 수준인 점은 개선이 시급하다.

하지만 시공책임형 CM은 시공자가 설계단계에서 참여하여 시공성 검토, 공사비 견적, 마스터 공정계획 및 관리, VE, 공사비 예산 내 설계안을 도출하기 위한 원가 준수‧절감 업무(Target Cost) 등을 수행하기에 기존 설계 시공 분리 방식 대비 큰 장점을 가진 방식이다. 이미 LH의 경우 기존 방식 대비 공기 단축과 공사비 절감에 있어 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더욱이 우리 공공공사에서 시공책임형CM은 아직 50여 건의 시범사업 추진에 그친 새로운 제도인 점과 오랫동안 제도 확산이 되지 못한 문제 개선을 위해 작년 국토교통부가 시공책임형 CM 시범사업 확대 계획을 발표한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번 사고로 자칫 시공 이전 단계 설계사의 설계 오류에 대한 시공책임형 CM 계약상대자의 설계관리 책무 미흡 맹점을 사유로 시공책임형 CM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정식제도화 지연, 시범사업 축소 운영이 되는 것은 경계하여야 한다.

국토부가 건설산업 혁신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시범사업 중 가장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것이 시공책임형 CM이다. 프리드먼의 ‘샤워실의 바보(찬물, 더운물을 번갈아 틀면서 결국 샤워를 못한다는 이론)’와 같이 문제가 발생하였다고 제도를 포기하진 말자. 그것이 진정한 사고 대책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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