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고액 자산가들의 신축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지한 건설사들도 '하이퍼엔드' 주거단지 선점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이같은 하이퍼엔드 주거단지 수주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옛 대웅제약 부지에 공급하는 초고급 주택인 '라브르27'의 시공사를 맡고 있다. 시행사 고려자산개발이 옛 대웅제약 부지에 공급하는 주택으로 3가지의 평면으로 차별화된 특화 공간을 27가구에만 허락한다. 분양가는 130억원부터 시작이다.
용산 유엔사부지를 개발하는 '더파크사이드 서울'과 용산 크라운호텔 개발도 시공사가 현대건설이다. 최종 사업비만 약 13조8200억원대의 대규모 사업으로, 시행은 일레븐건설이 맡고 세계적인 건축회사 미국 콘 페더슨 폭스가 설계에 들어간다. 이 단지에는 세계 초고급호텔로 유명한 로즈우드 호텔도 들어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파트 420가구와 오피스텔 726실로 대규모 단지로 조성되는데, 분양가는 최고 100억원대까지 바라보고 있다. 용산 지역이 아직 투기과열지역으로 규제지역인 만큼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안 받는 오피스텔을 먼저 분양하고 아파트는 후분양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압구정 더피크도산도 대표 하이퍼엔드 단지다. 시행사 알피에스디가 25가구 규모의 최고급 레지던스를 짓는다. 알피에스디는 '라피아노'로 잘 알려진 알비디케이(RBDK)의 100% 자회사다. 더피크도산은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헤르조그 앤 드뢰몽이 설계했다. 드뢰몽이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내놓는 주거단지로 주목받는 곳이다. 분양가는 150억원 안팎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배우 장동건·고소영 씨가 사는 '더 펜트하우스 청담(PH129)'과 가수 아이유가 130억원을 일시불 결제해 화제를 모은 '에테르노 청담' 등도 현대건설의 작품이다.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놓고 있지만 이 또한 대중화되고 획일화 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하이엔드 브랜드로 고액 자산가의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오히려 이같은 초고액 분양가를 제시하는 주상복합 단지 등을 선점해 차별화된 설계와 커뮤니티를 제공할 수 있는 하이퍼엔드 시장으로 고액 자산가 고객을 포섭하자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 등을 타깃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지향했지만 결국 하이엔드 브랜드도 대중화되고 있다"며 "고액 자산가들의 수요를 충족하려면 보다 프라이빗하고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단지를 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같은 초고액 단지를 선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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