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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인증제 간소화, 행안부 방치 속에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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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8-03 05:40:13   폰트크기 변경      

부처 담당자 장기간 불참

TF, 결과 못내고 지지부진

업계 “피드백 없어 회의적”


[대한경제=김진후 기자] 승강기 인증제도를 간소화하기 위해 발족된 ‘승강기 안전인증 개편 실무 TF’가 삐걱대고 있다. TF 활동이 기약없이 늘어진 데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담당자마저 장기간 불참하면서 동력도 떨어진 모습이다. 업계 실무자들은 정부의 제도 개편 의지를 의심까지 하는 형국이다.

2일 승강기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TF 활동은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발족한 TF는 당초 5개월로 활동기간을 정했다. 이후 올해 6월로 활동기간을 7개월 더 연장했지만 가시적인 성과 없이 기한만 넘긴 것이다. 그렇다고 TF가 종료된 것은 아니다. 지난 7월에도 TF 회의를 진행했고, 이달에도 회의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생산적인 회의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TF의 키를 쥐고 있는 행안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TF는 한달에 한두번꼴로 열고 논의된 내용을 승강기안전공단이 취합해 행안부에 보고하면, 행안부에서 합의안을 도출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올해 들어 행안부 담당자가 회의에 참석한 것은 지난 5월 단 한차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담당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상견례차 참석했을 뿐이다.

승강기안전공단 측은 “이르면 9월이나 늦어도 연내에는 제도 개선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다독이고 있지만,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참석자들은 맥이 빠져 버렸다.

TF 참여 중인 업계 관계자는 “논의를 거듭해도 행안부에서 검토안이나 합의안이 내려오지 않으니, 회의가 겉도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피드백과 소통이 있어야 일부라도 진전이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인사이동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TF를 주도하는 주무부처에서 장기간 불참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정부가 진정으로 제도 개선의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추후 뒤탈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회의에는 참석하고 있지만, 이런 식의 회의가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거들었다.

행안부가 처음부터 ‘나몰라라’한 것은 아니다. 작년 9월 회의 때는 생활안전정책관이 참석할 정도로 제도 개편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무슨 연유에서인지 참석이 뜸해졌고, 담당까지 바뀌면서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와 관련, 행안부 관계자는 “담당을 맡은 뒤로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못했을 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논의된 내용이 워낙 방대해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조율 및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논의된 내용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TF는 승강기안전공단, 대한승강기협회, 학계 인사 및 제조·유지관리·설치 등 업계 실무자 5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안전과 직결된 필수영역을 제외하고 여러 인증을 간소화해 사업 효율을 높이는 게 목표다.


김진후 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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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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