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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후판價 오를까…조선ㆍ철강 협상 줄다리기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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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8-02 15:07:34   폰트크기 변경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모습. 사진: 현대제철 제공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조선ㆍ철강업계가 하반기 후판 가격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계는 후판 원재료의 가격 안정화를 빌미로 후판가 인하를 주장하고 나선 반면, 철강사들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외치는 분위기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는 최근 포스코ㆍ현대제철 등 철강사들과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철판으로, 주로 선박용 자재로 사용된다. 조선업계와 철강사들은 통상 상ㆍ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씩 후판가격을 협상한다.


올 상반기 협상에선 전반기 대비 소폭 인상된 톤(t)당 90만원 중반대에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는 철광석, 원료탄 등 핵심 원재료의 가격 하락을 강조하며 후판가 인하를 요구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철광석 현물가격은 지난달 28일 기준 t당 114.58달러로, 올해 최고점인 3월 131.85달러 대비 13% 넘게 하락했다.


철광석을 녹일 때 사용하는 호주산 원료탄 가격도 지난 2월 t당 385달러 대비 40%가량 빠진 23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후판 가격은 선박 건조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만큼 조선사의 수익성을 결정 짖는 중요한 요소다. 조선사는 후판 가격이 오르면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한다.


후판 가격이 오를수록 충당금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후판 값이 t당 50만원 정도 폭등했던 2021년도에 조선업계 전체가 수천억원의 적자를 봤던 이유다.

특히 업계는 후판 가격 인상이 자칫 수년만에 도래한 조선업 ‘슈퍼사이클(장기적으로 상승하는 호황기)’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닌지 우려한다.


조선사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수년간의 부진을 딛고 이제 막 흑자전환을 앞두고 있다”며 “수주증가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맞지만, 당장 시급한 인력난 해결을 위해 인건비 등에 투자를 늘려야해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반면 철강사들은 올해 실적이 부진했다는 이유로 후판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의 올 2분기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1조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급감했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줄어든 42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경기침체 여파로 건설과 가전 부문에서 철강 제품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후판가 협상이 올 연말쯤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 의견이 팽팽한 만큼 당장의 합의는 힘들 것 같다”며 “다만 조선업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만큼 소폭 인상하는 쪽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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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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