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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국산 에스컬레이터ㆍ무빙워크 상용화 채비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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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8-10 07:00:22   폰트크기 변경      
서울경기북부엘리베이터사업협동조합 거창 사업장 가보니

두 제품 모두 26년만에 첫 국산화

제어반ㆍ과속역행방지장치 등 주목

내년 상반기 K&G 브랜드로 출시


안전성 업(UP)…중국산과 차별화

에스컬레이터 최대 4.8t 견인

버려지는 에너지 14% 재활용 

[대한경제=김진후 기자]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를 비롯해 가격만 싸고 안전과 기능은 떨어지는 중국산 제품의 폐해가 컸다. 최고의 안전과 품질을 보장하는 ‘K-에스컬레이터’를 내년부터 상용화해 이 같은 불안을 없애겠다.”

지난 8일 경남 거창군 승강기밸리 내 위치한 서울경기북부엘리베이터사업협동조합 거창 사업장. 전체 4074㎡ 부지 절반을 차지하는 설비동에 들어서자 국산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가 상용화 채비를 갖추고 있었다.

두 제품은 1997년 IMF 사태 이후 26년여 만에 선보이는 첫 국산 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 제품이다. 분당 최대 30m를 달리는 제품은 두뇌 역할을 하는 제어반과 과속역행방지장치, 구동기를 모두 국산화했다. 향후 개발 예정인 △스텝체인 △구동체인 △스텝까지 포함하면 전체 뷰부품의 95%가 ‘메이드 인 코리아’가 될 전망이다. 지난 7월 말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승강기안전기술원 모델인증 신청을 마쳤고, 이르면 연내 인증을 취득해 내년 상반기 'K&G' 브랜드로 출시될 전망이다.

제품은 안전성과 효율을 극대화하며 기존 중국산 제품과 차별화했다. 특히, 에스컬레이터는 높이 8m에 최대 4.8t의 견인·제동력을 갖춘 동시에, 버려지는 에너지의 14%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8%의 재활용 효율을 보이는 중국제품 대비 6%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구동 비용을 그만큼 절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구동기(모터)와 감속기의 온도·진동·유량을 실시간 감시 및 제어할 수 있는 예방정비 설비까지 갖추면서 실효성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부품 및 정비를 직접 조달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최성규 서울경기북부엘리베이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코로나19 기간 중소기업이 애를 먹었던 부품 조달부터 고장, 정비, 유지관리를 직접 대응할 수 있도록 조합이 3년여간 머리를 맞댔다”며, “가동 연한(수명)도 수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어 경제성도 갖췄다”고 강조했다.


협동조합이 직접 국산 에스컬레이터 개발에 나선 것은 30년 가까이 ‘국산 불모지’로 전락했던 국내 실정에서 비롯됐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LG산전 등 굵직한 기업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생산·판매해왔지만, IMF가 도래하며 산업 기반은 ‘물거품’이 됐다. 수익성이 낮은 에스컬레이터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직접 에스컬레이터를 생산할 역량을 잃어버린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자 곧바로 기술력을 추월한 중국이 낮은 가격을 무기로 국내 에스컬레이터 시장 전체를 장악했다. 승강기 업계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생산 인프라 등 시장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탓에 기술력을 갖추고도 시장 진출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일부 대기업이 한때 사업화를 계획했지만, 예상 밖의 부진 탓에 철수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기류는 2년 전부터 달라졌다. 과속역행 방지장치를 직접 개발한 제일에스컬레이터를 필두로 부품 각 분야에서 국내 수위를 다투는 대성아이디에스ㆍ우주공업사 등 17개사가 협동조합에 모여 에스컬레이터 국산화를 구상한 것이다.

문용상 제일에스컬레이터 대표는 “최종 목표는 제동기에 회생제동 기능을 탑재해 최대 30%의 에너지 재활용 효율을 보이는 것”이라며, “이렇게 개발한 제품은 ‘K&G’ 브랜드를 달고 전체 조합사가 판매의 이익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약한 고리’인 가격도 물류비용 절감, 기술 고도화로 크게 낮췄다는 설명이다. 기존 인프라로는 중국산과 20% 이상의 가격차가 났지만, 현재는 최대 10% 내외로 최소화했다.

최성규 이사장은 “정부의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등 공공 조달 시장을 공략해 국산 제품 수요를 확대하고, 전체 2000억원 규모의 에스컬레이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며, “조합사가 보유한 생산설비 15만㎡ 등을 활용하면 중국산과의 가격 차이도 더욱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 제품 상용화 시 당장 생산 가능한 양은 하루 1대꼴이다. 김동복 조합 기술연구소사업단장은 “조합사 내 20여명의 설치인력과 100여명의 유지관리인력을 통해 전국 현장을 관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며, “1단계로 연간 300대, 2단계로 2025년 조성 예정인 거창 첨단산단 3단지 내 1만여㎡ 신규 생산설비를 포함하면 현재의 3배로 역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후 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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