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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올 여름이 가장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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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8-17 10:28:09   폰트크기 변경      
임동균 안산환경재단 ESG 탄소중립교육원장

지난 주말 단숨에 책 두 권을 다 읽었다. 안산환경재단 ESG 탄소중립 교육원 초대원장 맡고부터 부쩍 환경 관련 서적을 읽는다. 두 책에서 주장하는 공통 인식은 거의 비슷했다. 이제 폭염은 새로운 뉴스가 아니며 ‘기록적인’, ‘사람잡는’ 과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고 있으나, “어떤 것도 뉴스가 아니다” 라고 말한다. 지난 30년간 배출한 탄소배출량이 산업혁명 이후 200년 넘게 배출한 양과 비슷하며 탄소 배출과 지구 온난화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썼다

 이렇듯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형임에도 우리들은 그저 1회성 재난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1995년 7월 13일부터 1주일 동안 미국 시카고에서 기온 41도, 체감 온도는 52도까지 올라 약 700명이 죽었다. 실로 끔찍한 한 도시의 풍경이었다. 그럼에도 미국은 교토의정서(1997)와 파리기후변화협약(2015)에서 탈퇴했다. 중국은 더 했다. 기후문제에 대한 각국의 무관심은 지구를 펄펄끓는 도가니로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재앙을 막을 수 있을까

 지난주 안산환경재단 교육원 리더들이 모여 밤늦도록 토론했다. 그중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전문의약품 과대포장 규제를 위한 국민운동’ 을 전개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의약품은 유통과정의 변질 방지 등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PTP 포장 등으로 공급된다. 처방전에 따라 약국에서 약사들이 직접 조제하는 전문 의약품마저 낱알로 포장된다. 이 낱알 포장을 약사가 일일이 뜯어 약봉지에 넣는 것이다. 물론 변질방지를 위한다고는 하지만 과대포장이 엄청난 실정이다

 의약품이 사각박스 형태로 공급되고 있으므로 물류부터 보관까지 상당한 공간이 필요하고, 불 필요한 약사들의 노동력은 물론 다량의 폐기물을 양산시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 ESG 교육원이 적극 나서기로 했다. 국내 개업 중인 약국은 약 2만 5000개소, 이중 전문의약품을 취급하는 약국은 약 1만 5000개소로 추정되며 종사 약사는 약 6만 5000여 명이다. 전문의약품 조제 시 재 포장 등으로 폐기되는 포장재 쓰레기는 연간 1만 3000여 톤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양이다. 이처럼 관행으로 굳어진 쓸데없는 과대포장 방지는 국가적 차원에서 시정돼야 한다. 자원낭비는 물론 의약품 비용에 고급화된 포장제 값이 더해져 보험약가가 책정되므로, 건강보험 재정 악화로 이어지며 결국 국민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제약회사의 홍보강화 포장 고급화 전략에 세금만 축내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관련 부처는 손을 놓고 있다. 공무원과 제약업계의 짬짜미로 본다.

 위와 같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관련 부처 담당자들은 막강한 제약사 협회의 압력이나 로비에 속수무책일 수 있다. 국내 좁은 의약, 약학과 동문들이 버티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교육원은 ESG분야에 관심 있는 국회의원에게 입법 및 관련 법령의 재개정 작업에 착수할 것이다. 그리고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공유하는 제약사를 선정, 국민운동 차원에서 널리 홍보하고 제품 구매를 독려할 것이다. 몇몇 제약사는 이미 실천하고 있다

 사람 같이 살 수 있는 지구환경은 앞으로 20년이 안될 것이다. 서서히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로 사는 우리는 이제 죽느냐 살아 남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우리가 살고, 지구가 사는 길은, 오로지 우리들의 행동에 달려 있다. 실천 과제들을 계속 연재하고자 한다. 다가오는 쓰나미를 바라만 보고 있을 순 없지 않은가! 제약회사들의 각성과 국민 모두의 동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올 여름이 가장 시원했다’고 말할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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