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한다. 오염수 방류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절차에 들어가면서 일본 정부의 감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비롯한 방류 설비를 시찰한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한 지 하루 만이다.
기시다 총리가 오염수 방류 설비를 살펴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정사회의 당시 미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쿠시마 원전 방문 계획을 알린 뒤 “만전의 대책이 갖춰졌는지, 도쿄전력의 최고 간부가 강한 각오로 원전 폐기와 부흥을 추진할 것인지를 정부 책임자로서 확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전 시찰 다음날인 21일에는 일본 어민 대표 단체인 전국어민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간부들과 면담을 갖고 오염수 방류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가) 어업에 미치는 영향을 되도록 억제한다는 관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가 판단해야 할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오염수 방류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시다 총리는 원전 시찰과 어업인 면담을 계획대로 마치면 22일 관계 각료 회의를 열어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와타나베 히로미치 부흥상 등과 협의해 방류 시작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시기는 이달 하순에서 내달 15일 이전으로 전망됐으나, 이달 말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교도통신은 이날 “8월 하순을 축으로 검토해 방류 시기를 최종 판단한다는 의향”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앞서 일본 정부가 8월 하순에서 9월 전반 사이에 오염수를 방류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지난 7일 전한 바 있다.
산케이신문도 “정부는 후쿠시마현 어민들이 저인망 어업이 시작되는 9월 이후 방류에 반대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달 중에 방류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3국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점검 결과를 신뢰하고 있다”고 발언한 대목을 부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에서는 처리수 방류에 대한 반대 여론이 강하다”면서 “기시다 총리가 배려한다는 측면에서 윤 대통령과 개별 회담 중에 처리수를 화제로 올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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