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태형 기자] 건설기업의 성과와 임직원 보수 간 상관관계는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 모르겠다’.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부문을 한데 모은 연합군 성격의 삼성물산은 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해 지난해말 기준으로 직원수가 총 9174명이다. 이들에게 지급된 1년치 급여만 1조1493만6700만원에 달한다. 1인 평균 급여는 1억2500만원. 근속연수 차이(남 13년, 여 10.2년)를 감안해도 남자(1억3300만원)가 여자(9700만원) 직원보다 3600만원 더 받는다. 이 격차는 지난해 중소기업 4년제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2881만원, 세전 기본급 기준)보다 많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0년 직원 평균 급여가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말 기준 억대 연봉 건설회사는 삼성물산과 GS건설(1억200만원), 현대건설(1억100만원) 정도다.
삼성물산은 연합군답게 3명의 대표이사 사장을 두고 있다. 이 중 상사부문 고정석 사장이 ‘연봉킹’이다. 지난해 급여 7억7600만원, 상여금 14억1100만원, 복리후생 9700만원 등을 합쳐 총 22억8400만원을 받았다. 건설부문 오세철 사장은 조금 적은 13억2600만원을 수령했다.
건설사 전문경영인(CEO) 연봉킹은 따로 있다. GS건설 임병용 부회장은 지난해 연봉이 32억7800만원으로, 2020년보다 56.6% 올랐다.
GS건설은 경쟁사 대비 임원 보수가 꽤 높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12조2992억원)은 현대건설(21조2391억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상무ㆍ전무와 같은 임원(미등기 임원)의 평균 보수는 6억6758만원으로 현대건설(3억5600만원)의 곱절에 가깝다. 삼성물산 미등기 임원 보수(3억8600만원)보다 3억원 가량 많다.
그렇다고 GS건설의 최근 3년(2020∼2022년) 실적이 ‘월등’한 것도 아니다. 매출이 36.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2% 줄었다. 당기순이익 증가폭도 한자릿수(2.9%)에 그쳤다. 이 기간 임 부회장와 미등기 임원의 보수가 30∼57% 오르는 동안 직원 평균 급여는 7.4% 인상됐다.
2021년 DL그룹으로 재편된 DL이앤씨의 경우 지난 2년간 매출(-1.8%)과 영업이익(-48.1%)이 모두 줄었다. 반면, 같은기간 마창민 대표이사의 보수는 75.7% 늘었고, 직원(4.7%)과 미등기 임원(3.1%)의 급여ㆍ보수 인상폭은 5%를 밑돌았다.
최근 주요 건설사들의 임직원 보수ㆍ급여 트렌드는 ①임원 보수 인상 ②현장보다 본사 직원 우대로 요약된다.
첫째, 직원보다 임원, 임원보다 CEO 보수 인상률이 높다. 이는 CEO와 상무ㆍ전무가 유능한 후배를 키우기보다 자리를 장기간 꿰차고 있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과거 유능한 후배를 임원으로 끌어주는 전통이 퇴색되는 분위기다.
둘째, 현장보다 본사 사무직을 우대하는 분위기는 건설현장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 과거에는 본사보다 현장근무직은 1.5배, 해외는 2배 이상 급여를 보장했다. 계약직 현장소장과 본사 직원 3명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운영하다보니 ‘철근 누락’ 아파트가 탄생한다. 주먹구구식 임금정책을 되돌아볼 때가 됐다.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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