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첫 ‘수제맥주축제’ 방문객
5만 넘어 ‘성황’…내년 확대 진행
도봉구, 수제양조장 건립ㆍ체험 운영
강북구, 이달 8~9일 ‘강북백맥축제’
50여종 수제맥주에 공연ㆍ행사 ‘풍성’
지난 6월 열린 ‘노원수제맥주축제’ 모습. /사진: 노원구 제공 |
[대한경제=서용원 기자]한국음식은 보통 맵지 않으면 달거나 짜다. 우리 전통음식이 아닌 외국음식도 우리나라에 오면 ‘현지화’ 패치로 자극적인 맛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맛에 어울리는 게 맥주다.
맥주는 소주나 막걸리, 와인에 비해 음식의 맛을 덜 훼손한다. 어울리면서도 자극적인 음식을 계속 흡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입가심’이 되기도 한다. 세계적인 셰프 고든 램지는 지난 2017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국맥주에 대해 맵고 강한 한국 음식과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주류회사들이 맥주에 맛을 넣기보다 부드러운 목 넘김을 중시하는 것도 이와 연관된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맥주는 유독 다른 음식과 함께하는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치맥(치킨과 맥주)’, ‘피맥(피자와 맥주)’은 그저 즐겨 먹는 조합이 아니라 지역축제의 소재와 주제로 자리 잡았다.
서울의 자치구들도 맥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성별ㆍ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맥주로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브루어리와 지역맥주가 활성화된 것도 맥주를 다시 보게 한 이유다.
흥미로운 점은 노ㆍ도ㆍ강이라고 불리는 강북권 자치구들에서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노원구는 올해 6월2일부터 3일까지 공릉동 화랑대 철도공원에서 개최한 ‘노원수제맥주축제’를 내년에 더 확대해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이 축제에서는 전국 유명 브루어리 수제맥주 150종을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단 이틀간 방문객이 5만명을 넘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브루어리 1세대로서 19년 이상 노원구에서 명맥을 이어온 ‘바네하임’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노원구 관계자는 “30분 이상 머문 사람만 5만명”이라며 “내년에 더 확대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해 보다 많은 브루어리들이 참여하는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봉구는 관내에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 핫플레이스를 조성하고자 수제양조장을 건립한다.
도봉구는 올해 초 ‘㈜스퀴즈 브루어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도봉산 수제맥주’ 출시를 앞두고 있다. 도봉산 이름과 이미지가 들어간 맥주를 출시해 관광객 유치와 홍보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스퀴즈 브루어리는 도봉산 수제맥주를 생산ㆍ판매하고 도봉산 수제 양조장에서 △양조기술 교육 △브루어 양성 △양조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에 나설 예정이다.
강북구는 이달 8일과 9일 양일간 백년시장 일대에서 MZ세대부터 중ㆍ장년층 모두가 즐길 수 있는 ‘2023 강북백맥축제’를 연다.
백여가지 먹거리와 50여종의 수제맥주를 만끽할 수 있는 이 축제에서는 DJ프로그, DJ윈디 등이 펼치는 EDM 공연과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즐기기 쉬운 게 맥주”라며 “이 탓에 서울을 넘어 전국 지자체들이 맥주를 내세운 관광객 유치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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