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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도 윤활유 필수”…SK엔무브, 54兆 전력효율화 시장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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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9-06 24:19:48   폰트크기 변경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브랜드 데이’에서 ZIC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SK이노베이션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SK엔무브가 윤활유 브랜드 지크(ZIC)를 확장해 전력효율화 시장 선점에 나섰다.

내연기관 엔진오일 시장을 넘어, 2040년 54조원으로 성장할 전력효율화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SK엔무브는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지크의 미래 비전 발표자리인 ‘ZIC 브랜드 데이’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지크 브랜드로 엔진오일 시장뿐 아니라 전력효율화 시장을 새로 열겠다”며 “글로벌 윤활유 시장의 알짜기업이자 1위기업을 넘어 미래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1963년 국내 최초로 윤활유 사업을 시작하고, 1995년에는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윤활유 브랜드 지크를 선보인 SK엔무브는 글로벌 윤활유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2009년 SK에너지에서 분사한 이후 1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SK엔무브와 지크의 경쟁력은 유베이스(YUBASE)라는 고급원료를 바탕으로 한다. 유베이스는 SK엔무브가 독자개발한 그룹Ⅲ 고급 윤활기유다. 윤활유는 80% 이상의 윤활기유에 첨가제를 추가해 만들어진다.

SK엔무브는 이 그룹Ⅲ 시장에서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SK엔무브 전력효율과 관련된 모든 플루이드(Fluids)를 제공할 계획이다. 플루이드란 액체와 기체를 아우르는 용어로 형상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흐르는 성질이 특징을 말한다.

SK엔무브는 전기차, 데이터센터, 전기차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전력효율을 높이는 제품의 이름을 ‘지크 이-플로(e-FLO)’로 정하고 공급한다. 2013년에 이미 전기차용 윤활유를 개발한 SK엔무브는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전략에 적극 대응하고, 2040년 관련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일류)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대표적인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2040년 전기차 비중은 전체 자동차 수의 4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역시 2040년 1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박상규 사장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윤활유 수요가 꺾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전기차도 모터를 냉각하고 기어의 마찰저항을 줄여 전비를 향상시키는 전용 윤활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기차용 윤활유 ZIC가 전기차 모형 안에서 구동되는 모습./사진: SK이노베이션 제공

SK엔무브는 전력효율화 시장의 또 다른 미래 먹거리인 열관리도 선제 공략한다.

SK엔무브의 자체 추산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배터리 등의 열관리를 위한 액침냉각 시장은 2020년 1조원 미만에서 2040년 4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직접 제품을 담가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을 말한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공기를 이용한 공랭식 대비 총 전력효율을 약 30% 이상 개선할 수 있다.

SK엔무브는 그룹Ⅲ 윤활기유를 원료로 냉각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열관리 플루이드를 개발해 액침냉각 시장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이미 지난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미국의 델 테크놀로지스와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데이터센터 뿐 아니라 전기차용 배터리, ESS 열관리를 위한 플루이드도 각각 특성에 맞게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용 냉난방 성능개선에 도움이 되는 냉매 플루이드 개발도 시도 중이다.

박 사장은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인 증가로 열관리를 통한 전력효율 증대가 미래 핵심 비즈니스 영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SK엔무브의 글로벌 1위 고급 윤활기유 경쟁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액침냉각과 열관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서상혁 e-Fluids마케팅실장, 이상민 Green성장사업실장, 이중우 e-Fluids사업관리실장, 허정욱 경영기획실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Brand Day에서 라이브토크에 참여하고 있다./사진: SK이노베이션 제공

기존 내연기관용 지크의 경쟁력도 지속 강화한다. 주요국을 중심으로 전기차가 보급되고 있지만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중동 등에서는 여전히 내연기관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고급 저점도 엔진오일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인 리포트에 따르면 저점도 엔진오일의 원료가 되는 그룹Ⅲ 이상 윤활기유의 수요가 2040년에는 2020년 대비 12.7% 가량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SK엔무브는 그룹Ⅲ 윤활기유를 활용한 고급 저점도 엔진오일을 앞세워 이런 비전동화 시장을 새로 발굴하고 지크 점유율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박 사장은 “연료 효율뿐 아니라 전력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효율화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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