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치솟는 국제유가…긴장하는 산업계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3-09-07 16:03:50   폰트크기 변경      

원유 의존도 높은 항공ㆍ해운업계 직격탄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올라 단기 호재…장기화 될 경우엔 수요 위축 우려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국제유가가 급격하게 치솟으며 산업계에서도 파장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가 상승은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져 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계에서는 최근 급등하는 유가 흐름을 예의 주시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는 형국이다.

고유가 상황은 산업계 전반에 걸쳐 악재로 여겨진다. 유가가 오르면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동반 상승하며 기업의 원가율이 높아지고, 채산성은 악화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하면 기업의 생산원가는 평균 0.43% 상승하게 된다.

기업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제품 가격을 높여 원가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해야 하는데, 이 경우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아예 지갑을 닫아버리며 수요 자체가 사라져버릴 위험성도 크다.

특히, 원유 소비 비중이 높은 항공업계와 해운업계 등은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는 업종으로 꼽힌다.

항공사들의 영업비용 비중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대한항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유가 1달러(배럴당) 상승 시 약 2800만달러(394억원)의 유류비가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 큰 문제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장거리 여행 수요 감소다. 항공사들은 유가 상승분에 따라 항공권에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는데, 항공권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부담이 높아지며 여행객들이 줄어들 우려가 높아진다. 이 경우, 재무 상황이 열악한 저비용항공사(LCC)에게 더욱 큰 타격으로 작용한다.

해운업계도 마찬가지다. 해운업계는 운항 원가의 10∼25%를 연료비로 사용하는데, 유가가 상승하는 만큼 비용이 높아져 실적 부진의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정유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이 실적 개선에 호재로 작용한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들이 기존에 보유해놓은 석유제품 가치가 오르며 정제마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운영비용과 유가 등 원자재 비용을 제외한 이익으로, 정유사들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일반적으로 정유사가 원유를 도입한 후 약 50일 후에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 차이가 고스란히 이익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실제,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은 최근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달 정제마진은 12.7달러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넷째주 기준 정제마진은 14.2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정제마진 배럴당 4∼5달러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의 영업이익도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64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까지만 하더라도 1068억원 영업손실이었지만, 3분기 들어서는 흑자전환이 점쳐지는 것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 4463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364억원) 대비 12배 이상 상승한 규모다.

다만,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엔 정유업계에서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원유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면 경기침체로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도 위축되기 때문이다.

김희용 기자 hyo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김희용 기자
hyong@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