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안재민 기자]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년 개최해온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 대전’이 올해는 LH 철근 누락 사태 여파로 취소됐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3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 대전’(이하 설계공모 대전)이 지난 11일 공고를 취소했다.
‘설계공모 대전’을 운영하는 새건축사협의회는 “최근 LH 무량판 구조 공공주택 부실시공 및 전관 참여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주최자 및 발주기관의 사정의 의해 2023년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 대전의 공고를 취소하게 됐음을 알린다”고 공지했다.
국토교통부와 LH는 현재 국토부가 진행 중인 무량판 구조 민간아파트 전수조사가 마무리되고, 10월 종합대책이 발표된 이후 이 공모를 재개할지 그대로 취소할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설계공모 대전’은 공공주택이 당면한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고 시대적 요구를 담아내 미래적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 건축적 대안을 찾고자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개최됐다.
올해 역시 ‘새로운 일상에서 다채로운 삶을 즐기는 품질 좋은 공공주택’을 주제로 △서울은평(3-13) △안산장상(A6) △남양주양정역세권(A1) 등 9개 지구를 대상으로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공공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서 보강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밝혀지고, 철근 누락 사업장의 감리를 LH 전관이 소속된 업체가 수행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심화했다.
이에 국토부와 LH는 올해 남은 용역 발주를 중단했고 이 여파로 설계 공모 대전마저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철근 누락 사태로 LH가 올해 남은 설계 용역 발주를 ‘올스톱’하면서 설계공모 대전 역시 중단될 가능성이 있었는데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설계공모 대전의 취소로 참가를 준비하던 업체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이번 설계공모 대전의 접수 마감은 7월31일, 작품 접수 마감은 10월6일이었다. 상당수의 업체는 접수를 마감하고 공모 대전에 제출할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다.
참가 작품을 준비하고 있던 A사 관계자는 “이번 설계공모 대전을 준비하면서도 취소 가능성을 염두해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달 말까지도 발주처와 공모 관련 질의 응답이 진행되면서, 다른 LH 설계용역과 달리 이번 공모는 진행될 수 있다는 희망도 있었는데 취소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작품을 준비하는 데 투입한 인력과 비용이 아까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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