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백경민 기자] 합산 방식의 벌점제도를 시행한 지 6개월이 흐른 가운데, 건설엔지니어링사업자의 무사망사고 혜택 적용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상반기를 목표로 관련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지만 법제처 심사 문턱에서 고꾸라졌고, 이번에 다시 한 번 재입법예고가 이뤄졌다.

건설엔지니어링사업자가 올 하반기 무사망사고 혜택을 받으려면 연내 개정안 시행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2일 관계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합산벌점 관련 건설엔지니어링사업자의 무사망사고 혜택 적용 등을 골자로 한 건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재입법예고했다.

재입법예고된 개정안은 현재 건설사업자와 주택건설등록업자에만 적용된 무사망사고 혜택을 건설엔지니어링 사업자와 건축사사무소 개설자에도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합산벌점 제도가 지난 3월 시행됐지만, 여전히 건설엔지니어링사업자 등은 무사망사고 혜택에서 배제돼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건설엔지니어링 사업자가 뒤늦게 무사망사고 혜택 적용 대상에 포함된 만큼, 시행령 개정 시점의 차이로 혜택 적용 시점이 달라지지 않도록 기존 벌점에 이를 소급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법제처가 과거 받은 벌점까지 경감하는 것은 법리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내리며 제동이 걸렸다. 아울러 법제처는 업체와 기술인에 대한 벌점 부과 면책 규정에 대해서도 시행령이 아닌, 법률에서 다뤄야 할 사항으로 선을 그었다.

국토부는 이후 법제처 의견을 반영, 재입법예고를 하면서 시행일이 속하는 반기부터 벌점 경감이 이뤄지도록 명시했다. 기존에 업체와 기술인이 소관 책무를 다한 경우 벌점을 받지 않도록 했던 면책 규정은 제외했다.

벌점 경감기준 중 관리우수비율에 따른 혜택을 적립ㆍ활용토록 하는 내용은 기존 입법예고된 내용을 그대로 유지했다.

관건은 개정안 시행 시점이다. 국토부는 오는 12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법제처 심사 등 아직 남은 절차가 적지 않다.

개정안 시행 시점은 무사망사고 혜택 적용 시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내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무사망사고 혜택은 시행일이 속하는 반기부터 벌점 경감을 적용하는 만큼, 2022~2023년 4반기 중 2023년 상반기까지 3반기 벌점에는 반영되지 않고, 2023년 하반기 벌점에만 관련 기준에 따른 혜택이 부여된다.
 
개정안 시행 시점이 내년 상반기로 미뤄지면 무사망사고 혜택 적용 시점도 한 반기씩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제처 심사 등 후속 절차를 고려하면 대략 12월 정도에 개정안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확히 언제라고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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