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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명동 관광은 옛말”…벽돌창고 카페ㆍ명품 매장에 외국인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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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9-13 05:00:16   폰트크기 변경      
[팬데믹이 바꾼 여행지도]② ‘핫플’ 서울2호선 성수역 일대 르포

붉은 벽돌 공장을 개조한 것으로 유명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문을 위해 줄을 서 있다./사진=오진주 기자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한국 여행 안내책에 ‘성수’가 있어요.”(20대 일본인 관광객 A씨)


지난 8일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 앞. ‘불금’을 즐기러 온 20~30대들 사이에 캐리어를 끌고 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띈다. 중국에서 4명의 친구들이 함께 놀러 온 이들은 한국 여행의 마지막을 성수동에서 보낸 뒤 이날 밤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 계획이다.

이미 젊은 층에게 ‘핫플’로 떠오른 성수동에서는 이태원만큼이나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명동이나 광화문에서 깃발을 들고 움직이는 단체 관광객과 달리 한국인 대학생처럼 자연스럽게 성수동을 누빈다.

이달 말 중국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단체 관광객을 뜻하는 ‘유커’ 못지않게 ‘싼커(개별 관광객)’ 방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성수동과 익선동 등 핫플이 들썩이고 있다.

한국을 소개하는 안내서에 실릴 정도로 인기가 많은 성수동의 한 카페는 이날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 등 아시아 외 국가 관광객들까지 음료 주문을 위해 길게 줄을 섰다. 붉은 벽돌 공장을 개조해 만든 창고형 갤러리 카페인 이곳은 성수동이 핫플로 떠오르던 초기부터 관광객을 이끄는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다.

카페뿐만 아니다. 명품 매장도 외국인 개별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다. 


디올성수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이 파리에 있는 디올 플래그십 매장 ‘30몽테인’의 화려한 외관을 본떠 만든 건물로, 성수동에 처음으로 입점한 명품으로 주목받았다. 유명 배우와 K팝 스타들이 매장을 찾으면서 20~30대 외국인 관광객의 ‘인증샷’ 코스로 자리 잡았다. 이날 ‘레이디 디올’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디올성수’ 매장 앞에서는 태국에서 왔다는 어머니와 아들이 번갈아 가며 서로의 기념사진을 찍어줬다.

카페거리 인기에 명품 브랜드까지 매장을 내면서 성수동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도 상승한 지 오래다. 상업용부동산 데이터기업 ‘알스퀘어’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5월 성수동1·2가의 상업시설(근린생활, 판매, 숙박 등) 대지면적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억3240만원으로, 3년 전 같은 기간(8148만원)보다 62% 올랐다.

최근에는 성수동에 팝업스토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팝업스토어를 찾는 젊은 외국인 관광객도 늘었다. 이날 열린 한 위스키 브랜드 팝업스토어 앞을 지나던 20대 일본인 A씨는 “친구와 둘이 여행왔다”며 “서울 소개 책에 성수동이 실려 있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종로구 익선동도 팝업스토어 매장이 많은 지역 중 하나다. 개발회사인 ‘네오밸류’가 조성한 익선동 ‘루프스테이션’은 쇼룸 등을 유치하는 공간으로, 의류부터 식품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까지 팝업스토어를 즐기면서 성수동에는 팝업스토어를 전문으로 거래하는 중개사무소가 생기기도 했다.


성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금은 음료수부터 자동차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팝업스토어가 들어선다”며 “팝업스토어가 인기를 끌면서 단기 임대만 하려는 임차인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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