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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연중 최고치 또 돌파…표정관리하는 정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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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9-20 15:57:17   폰트크기 변경      
브렌트유, WTI 모두 3개월 사이 30% 이상 급등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며 정유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가 상승에 비례해 정유사들의 핵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함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런던ICE거래소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최고 96달러 수준까지 오르다가 94.3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95달러를 넘어선 것은 작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 역시 장중 93.74달러까지 치솟다가 91.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최근 3개월 사이 저점 대비 30% 이상씩 급등하며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브렌트유는 30.68% 상승했으며, WTI는 이보다 큰 35.12%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유가가 100달러 선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올 7월 시작한 감산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한 데다, 러시아 역시 연말까지 일일 30만배럴 석유 수출 축소 연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자 정유업계의 수익성 역시 크게 반등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가 오르면 정유사들은 기존에 보유해놓은 석유제품 가치가 상승하며 정제마진이 늘어난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운영비용과 유가 등 원자재 비용을 제외한 이익으로, 정유사들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일반적으로 정유사가 원유를 도입한 후 약 50일 후에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 차이가 고스란히 이익으로 들어오는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평균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6.8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다. 통상적으로 정제마진은 배럴당 4∼5달러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유사들의 실적도 대폭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이 64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까지만 하더라도 106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최근의 유가 급등에 힘입어 흑자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 4463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364억원) 대비 12배 이상 상승한 규모다. 아울러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도 큰 폭으로 실적 개선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엔 정유업계에서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론 정제마진 상승에 따른 수익성이 확보될 수 있지만, 보유했던 원유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부터는 원유 수입 비용도 늘게 된다”며 “원유 조달 비용에 따라 가격이 더 올라가면 전반적인 수요 자체가 줄어들며 수익성이 되려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조만간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되는 요인이다. 유가 상승은 사회 전반에 걸쳐 물가 상승을 유발해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는데 정유사들의 수익성 개선이 지나치게 부각될 경우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지난해 주유소의 휘발유ㆍ경유 판매 가격이 리터당 평균 2000원을 돌파했을 당시, 정치권에서는 정유사들의 이익을 국민과 나누기 위해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국회에서는 정유사와 은행 등을 대상으로 횡재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 3건이 발의돼 기획재정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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