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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외면받는 ‘메타버스’, 시장서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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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9-25 16:25:43   폰트크기 변경      

컴투버스 플레이 화면. 이미지: 컴투버스 홈페이지 캡처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국내 게임 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던 ‘메타버스(가상과 현실이 융복합된 세계)’가 제대로 된 성과도 내지 못한 채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기업들은 메타버스 서비스를 중단하는가 하면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 비중을 조절해가는 모습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컴투스의 메타버스 사업 계열사 컴투버스는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계획을 공지했다. 회사는 퇴직 희망자에게는 3개월치 기본급을, 퇴직을 원치 않는 직원에게는 그룹 내 타계열사로의 이동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컴투스의 이번 결정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그간 국내 게임 개발사 가운데 메타버스 사업에 가장 공을 들여왔던 컴투스가 이런 결정을 내린 점은 시장 전반에 대한 기대감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불확실성은 이미 다른 산업에서도 완연히 드러나고 있다. 1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 싸이월드와의 연동을 장점으로 내세웠던 ‘싸이타운’은 출시 1년여 만에 서비스를 중단하는 곤혹을 치러야 했다. 메타버스를 미래 사업으로 낙점했던 카카오도 자사 3차원(3D)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의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메타버스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미국의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은 메타 플랫폼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자, 지난 8월 2만명 규모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 이후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국내 ITㆍ게임사들 역시 메타버스를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서비스 출시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해당 사업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마땅치 않아서다.

물론 일각에서는 여전히 메타버스의 사업성을 높게 평가하고 투자를 이어가는 기업도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 크레프톤 등이 대표적이다.

넥슨은 버추얼 월드 커뮤니티 플랫폼 ‘넥슨타운’과 메이플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유저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메이플스토리 월드’ 등을 선보였으며, 엔씨는 정해진 세계관이나 달성해야 하는 특별한 목적 없이 3D 공간에서 소통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니버스’를 서비스 중이다. 크래프톤은 네이버제트와 합작회사 오버데어를 설립하고 12월 플랫폼 소프트 론칭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메타버스 사업을 포기하는 이유는 수익성 확보의 어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메타버스 뿐만이 아니라 모든 신사업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라며 “이를 해결한 수익 모델만 나온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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