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25일 또다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이날 외환시장에서 장 중 한때 달러당 약 148.6엔까지 상승했다.
이로써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며,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던 작년 10월 하순 이후 약 1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지난 22일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8.4엔대로 오른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엔화 가치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교도통신은 "미국과 일본 금융정책 차이를 의식해 달러화를 매수하고 엔화를 매도하는 움직임이 이뤄졌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심리적인 저항선인 달러당 150엔 선이 가까워지면서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의 엔화 가치는 작년 9월 일본 정부가 약 24년 만에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섰을 때(달러당 145.9엔)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취재진에 "과도한 (환율)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계속해서 높은 긴장감을 갖고 주시해 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22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한선 목표도 지난 7월 결정한 대로 사실상 1% 수준으로 유지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2%의 물가 상승을 전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시장 일각에서 나오는 금융완화 정책의 조기 수정 가능성에 부정적으로 반응한 바 있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오사카시에서 간사이 지역 재계 인사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도 현재의 경기 회복 국면에 대해 "언제까지나 지속된다고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경기 둔화, 임금 인상을 보류하는 기업 추세 등을 언급하고 "현재의 금융완화를 끈질기게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당분간 금융정책을 수정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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