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큐:가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큐: 캡처.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추석에 가족 여행을 강원도 강릉으로 가는데, 무엇을 하고 놀면 될까?”
질문을 한 지 5초도 지나지 않아 검색 결과를 분석하고 답변을 시작했다. ‘강릉선교장’, ‘런닝맨 강릉점’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 명소를 찾아준다. 명소별 특장점도 빼놓지 않았다.
네이버가 최근 출시한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큐:’가 화제다. 복잡한 구조의 질의도 정확히 이해하고, 체계적인 답변을 내놓는 것은 물론 이용자의 숨겨진 질문 의도까지 파악하는 ‘똘똘함’ 때문에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검색 시장에서는 구글에 쫓기고 있는 네이버가 큐:를 통해 반격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0일부터 AI 검색 서비스 큐:에 대한 시범(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네이버는 원활한 서비스 지원을 위해 순차적으로 사용자 승인을 내주고 있다. 서비스는 PC 이용자 한에서 별도 페이지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큐:는 대화를 통해 답변을 찾아주는 네이버의 AI 검색 서비스다. 네이버가 지난달 출시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앞서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의 첫 서비스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선보였다. 클로바X는 문서 작성 및 창작 업무를 돕는데 특화된 서비스로 주로 기업의 업무 지원 측면에 목적을 두고 개발됐다면, 큐:는 오로지 검색 지원 기능에 초점을 뒀다.
큐:는 복수의 질의가 담긴 질문에도 막힘이 없다. 스스로 체계적인 검색 과정을 거쳐 답변을 생성하는 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또한, AI 검색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신뢰성 부분도 개선했다. 사전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하는 여타 서비스와 달리 단계별 추론을 통해 신뢰성 있는 답변을 생성한다.
업계는 네이버 큐:가 최근 국내 검색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가는 구글을 견제할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웹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이날 국내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57.0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60.39%) 3.35%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 20년간 국내 검색 시장은 ‘네이버 안방’이라고 불릴 정도로 네이버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 2018년까지 네이버가 70%대의 점유율을 유지했을 정도다. 그러나 올해 들어 60%대로 하락하더니 현재는 50%대까지 추락했다.
반면 구글은 네이버의 빈자리를 꿰차기 시작하며 단숨에 30%대까지 올라섰다. 5년 전만 해도 7%대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4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이는 구글이 한국에서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독과점과 유튜브 서비스 등으로 모바일 검색 시장을 장악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오랜 경험과 데이터가 녹아있는 큐:는 다시 점유율을 되찾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며 “다만, 구글이 유사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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