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돔브로우스키스 EU 수석 집행부위원장./사진: AFP=연합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중국의 경제ㆍ무역 사령탑인 허리펑 부총리가 유럽연합(EU)의 전기차 보조금 조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국 상무부는 26일 허 부총리와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ㆍ통상 담당 수석 집행부위원장이 전날 주재한 제10차 중국·EU 경제무역 고위급 회담에 대한 세부 내용을 소개하며 “양측은 EU가 내놓은 외국 보조금 심사 등 무역 정책에 대해 깊이 있고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솔직한 의견’이라는 표현이 중국의 외교 수사에서 의견 차이를 의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이 EU의 전기차 보조금 조사에 적지 않은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EU는 최근 보조금을 받아 가격을 낮춘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고, 중국은 보조금 때문이 아니라 산업망이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상무부는 이에 대해 “유럽이 무역구제조치를 신중하게 사용하고 전기차 등 신에너지 산업의 협력을 심화하며 중국과 유럽의 정상적인 무역 교류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다만 전날 회담에서 양측이 거시경제 정책 조정, 산업망과 공급망의 협력, 비즈니스 환경 개선,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 성과와 합의에 도달했다고 소개했다.
양측은 개방을 유지하고 상대 기업에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며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반대해 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체제를 유지ㆍ강화하기로 했다.
또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산업망과 공급망을 구축하고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에 반대하며 양측 간 원자재 공급망에 대한 조기 경보 메커니즘 구축에 대해 논의하고 소통을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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