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정연 제공. |
[대한경제=김승수 기자] 건설경기를 나타내는 선행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집계되면서 업황 부진이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분석이 나왔다.
5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이 발간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2023년 3분기)’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건설시장은 건설수주, 건축허가 및 착공, 분양 등 선행지표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향후 건설경기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2023년 7월 건설지표에서 ‘건설기성’은 10.8% 증가했지만 건설수주, 건축허가 및 착공면적 등은 5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수주는 1분기 11.1%, 2분기 31.5% 줄어든 데 이어 7월에도 55.3%나 쪼그라들었다.
건축착공 감소세는 더욱 심각한데 상반기에 38.5% 줄어들었고, 7월에도 48.9% 감소했다.
올해 들어 ‘건설기성’만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2021년까지 증가한 착공물량의 시차효과라는 게 건정연의 분석이다.
건정연은 2022년부터 건설 선행지표 부진이 본격화되었다는 측면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건설경기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2024년 이후 건설경기는 지금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커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도 올해 예상보다 양호한 건설기성 효과로 건설투자 전망치를 상향 조정(-0.4%→+0.7%)했지만, 오히려 내년 전망치는 하향 조정(0.2%→-0.1%)하면서 향후 건설경기 부진의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작년까지 건축허가 물량은 증가하면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문제는 공사비 상승, 자금조달 어려움 등으로 허가 이후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건축착공은 지난해 18.1% 줄어든데 이어 올해는 감소폭이 7월까지 39.9%로 더욱 심화됐다.
이 같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공사비 안정과 부동산PF 등 자금시장 불안 해소가 전제돼야 하는데, 부정적 환경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적어 건설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건설업 시장도 암울하다. 2023년 3분기 전문건설업은 공공발주 비중이 높은 원도급공사에 비해 민간 위주의 하도급공사를 중심으로 계약액 감소세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물량이 감소했다는 측면에서 전문건설업 업종별로는 토공, 철근ㆍ콘크리트 등 선행 공종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건정연의 예측이다.
전문건설업 경기체감도(BSI)는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2023년 8월에는 40.4에 불과한 상황이며, 경영상의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공사소요비용 상승과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업역충돌, 수주경쟁의 심화 등이 지적됐다.
2023년 3분기 주택시장은 누적된 가격 조정과 함께 수급지수의 지속적 개선에 따라 주택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거시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주택공급 위축 우려 등 불안 요인이 상존하면서 향후 주택가격은 보합세가 예상된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건설물량에 70%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시장에서 선행지표 악화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자칫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SOC투자 확대, 자금시장 불안 해소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수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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