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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동호인과 엘리트, 은메달 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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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0-05 20:05:17   폰트크기 변경      

엘리트 궁사와 양궁 동호인이 힘을 합쳐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남자 컴파운드 양궁 대표팀의 주재훈(31·한국수력원자력), 양재원(26·상무), 김종호(29·현대제철)는 5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컴파운드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에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나이는 주재훈보다 어리지만, 국제대회 경력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 사실상 ‘주장’ 역할을 한 김종호는 한국 컴파운드 양궁의 ‘에이스’다. 세계선수권대회 한국 최다 메달(금3 은1 동2) 보유자이기도 하다.특히 한국 컴파운드 선수로는 유일하게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메달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스헤르토헨보스 대회 개인전에서 3위를 했다.

다른 컴파운드 선수와 마찬가지로 김종호 역시 리커브로 양궁을 시작했다가 전향했는데,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2017년부터 매년 태극마크를 달며 한국 선수 중 국내·국제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꾸준하게 내고 있다.

올해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성격의 ‘평가전’에서도 1, 2차 배점 합계 15점으로 1위에 오르며 태극마크를 거머쥐었다. 양재원(상무)은 ‘차세대 에이스’로 촉망받는 선수다. 2018년 울산남구청에 입단했고, 입단 1년 만의 태극마크를 달았다. 스헤르토헨보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형들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올해 성장세는 더 두드러진다.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3위에 오르며 5년 연속 태극마크를 달게 됐고, 한 달 뒤 열린 2023 현대 양궁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개인전 동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양재원이 처음 오른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그를 향한 양궁계의 기대는 더 커질 거로 보인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김종호, 양재원과 다르게 주재훈은 ‘취미’로 양궁을 시작한 ‘동호인 국가대표’다. 어릴 적부터 양궁에 관심이 많았던 주재훈은 대학생이던 2016년 우연한 기회에 경북 경산의 컴파운드 양궁 동호회에 가입하면서 활을 들었다.

스승 없이 동호회 선배들과 유튜브를 통해 실력을 갈고닦았다고 한다. 주재훈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청원경찰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두 아들을 둔 가장이다. 4일 소채원(현대모비스)과 함께 혼성전 은메달을 따낸 뒤에는 남편의 ‘취미활동’을 위해 큰 희생을 감내하는 아내를 향해 “당신은 내 천생연분이다. 정말 사랑하고 고맙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엘리트 선수와 동호인이 합작한 이번 금메달은 대한양궁협회에도 의미가 크다.올림픽에서 수많은 메달을 수확한 효자 종목인 양궁은 인기는 높지만 정작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은 스포츠다. 양궁협회는 보다 많은 사람에게 ‘직접 쏘는 양궁’의 매력을 알리고자 노력해왔다. 매년 추계 생활체육 양궁대회를 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양궁 엘리트 코스를 밟는 학생과 일반 학생이 한 팀으로 나서는 ‘청소년 스포츠 한마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컴파운드 양궁은 어깨에 걸리는 힘이 적기 때문에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장점이어서 양궁 대중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주재훈은 “우리 민족은 원래 활 잘 쏘는 민족”이라면서 “활을 잘 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 참 많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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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임성엽 기자
starleaf@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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