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행, 21개월 만에 시장 방어

EU 회원국은 팔레스타인 ‘돈줄 끊기’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으로 이스라엘 금융ㆍ외환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주가도 불안한 모습이다. 이스라엘 중앙은행 이스라엘은행(BOI)은 21개월 만에 시장 개입을 결정했다.

9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행은 450억달러(약 60조9300억원) 규모를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이날(현지시간) 발표했다. 외환 보유액 가운데 300억달러를 매각하고 통화스왑으로 150억달러를 추가 주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스라엘은행이 시장 개입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약 1년 9개월 만으로, 보유 외환 매각 결정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스라엘 중앙은행 이스라엘은행(BOI). /사진:이스라엘은행 제공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 심리가 빠르게 냉각해 가뜩이나 이스라엘 셰켈화 약세가 계속되던 상황에서 무력 충돌이 시작되자 시장이 크게 흔들린 때문이다. 셰켈화는 이날 발표에 앞서 2% 이상 가치가 급락하면서 한때 7년 반 만에 최저 수준(미 달러당 3.92셰켈)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3.863셰켈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이번 결정으로 외환 보유액이 크게 축소하면서 향후 달러당 셰켈화(셰켈ㆍ달러) 환율은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한 상황이다. 이스라엘 외환 보유액은 2000억달러 규모였고, 이번에 보유액 15% 규모에 가까운 달러를 팔아치웠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증시도 급등락을 반복했다. 하마스 공격 후 첫 영업일인 전날 TA-35 지수는 지난 7일보다 6.5%나 떨어졌으나 이날 오전 0.5% 상승 전환했다.

한편 유럽연합(EU) 회원국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을 테러로 규정하고 ‘팔레스타인 돈줄’ 끊기에 나섰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날 1900만유로(약 270억원) 규모 팔레스타인 원조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EU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도 팔레스타인 재정 지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독일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지금까지 연간 3억4000만유로(약 4855억원)를 지원해왔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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