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인권 캠페인 만찬을 주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미 국무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8일 이스라엘에 방문해 최상위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연대를 재확인하는 한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석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은 최상위 동맹국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역내 다른 국가들에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 경고를 보낼 수 있다는 조치라고 CNN은 17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이스라엘을 나흘만에 재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해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과 8시간에 걸친 마라톤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중차대한 시점에 이곳에 올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계획을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연대를 재확인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다른 테러리스트들로부터 국민을 지킬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또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면봉쇄로 인해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는 가자지구 민간인에게 구호물품을 제공하는 것에 합의했다고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문 기간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전쟁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을 것이며, 가자 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별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 기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한 전시 내각과 만날 것이라고 확인하고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그들의 전략과 작전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또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 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논의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것”이라며 “민간인의 안전한 대피 문제도 포함되며, 특히 현재 가자지구에 머물고 있는 수백명의 미국인(석방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이어 같은 날 요르단 암만을 방문,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비롯해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만나 확전 방지 노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미국)는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주민을 분리해 정치적으로 하마스를 축출하는 방안과 팔레스타인 독립 정부 건설을 의미하는 ‘2국가 해결 방안’ 등 향후 대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스라엘 매체는 이날 오전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의 요청을 받아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초 이날 콜로라도를 방문해 풍력 발전 등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정책 성과를 홍보할 예정이었지만, 행사를 불과 몇시간 남겨놓지 않고 일정을 전면 연기해 이스라엘 방문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미국 대통령이 당일 외부 행사를 취소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 머물며 안보팀으로부터 이스라엘 전쟁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열흘째 가자지구에 무더기 공습을 퍼부으며 반격에 나섰고, 36만명에 소집령을 발령해 병력을 가지지구 인근에 집결시키며 지상전 준비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성사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CBS방송 ‘60분’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며 “그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
또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원 의사를 거듭 확인했으나 미군 병력 파병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군 당국자를 인용해 현재 4000명 이상의 미 해군이 이스라엘 연안 미군 함대에 합류할 예정이며, 세번째 항공모함전단이 이스라엘로 이동하기 위해 지중해에 있다고 보도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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