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무력충돌 발생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 |
합동참모본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언론 설명회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가 북한과 무기거래, 전술교리, 훈련 등 여러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에 대한 근거로 “언론에서 보도된 하마스의 대전차 무기 F-7은 북한이 RPG-7을 수출할 때 사용하는 명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하마스를 적극 지원하는 무장단체 또는 하마스 예하 무장단체에서 사용하는 무기로 추정되는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 이스라엘 인근 국경 지역에서 발견되는 등 북한이 다양한 무기를 중동 국가 및 무장단체에 수출해오고 있다는 정황이 계속 식별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인근 국경 지역에서 발견된 방사포탄 신관에 ‘방-122’라는 표기가 있어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 하마스 관련 무장단체에 제공된 것으로 합참은 추정했다.
전술교리 측면에서도 유사점이 많은 것으로 합참은 분석했다.
합참은 이번 하마스의 공격은 △휴일 새벽 기습공격 △대규모 로켓 발사로 ‘아이언돔’(이스라엘의 로켓포 방어체계) 무력화 △드론 공격으로 분리 장벽에 설치된 각종 감시, 통신, 사격통제 체계 파괴 후 침투 등 양상이 우리가 예상하는 북한의 ‘비대칭 공격 양상’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를 고려하면 북한의 전술교리 전수나 훈련 지원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하마스의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한 침투 역시 북한이 전수한 전술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 우리 전방지역에 과학화경계시스템 구축이 완료됨에 따라 북한은 은밀 지상침투가 제한된다고 판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한 공중 침투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은 2016년 12월 김정은 주관으로 패러글라이더 등을 활용해 청와대를 타격하는 훈련을 공개했는데 이러한 노하우가 하마스에 전수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북한은 이번에 효과를 본 ‘하마스식’ 기습공격 전술을 유사시 대남 공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군은 철저한 전훈(戰訓) 분석과 교훈 도출로 대응방안을 체계적으로 보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합참은 하마스의 공격 당시 이스라엘 조기경보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문제 등을 교훈 삼아 한미 연합 정찰감시 자산을 유기적으로 운용해 북한의 이상 징후를 집중 감시하고, 북한 장사정포에 대비해 대화력전 수행 방법 발전과 요격체계 전력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북한 특수전 부대의 지해공 침투에 대비해 통합방위 및 대해상특수전부대작전, 합동방공작전으로 격멸하는 방안을 발전시키고 북한의 대량 드론 운용에도 대비하며, 가짜뉴스 등으로 공포와 혼란을 조성하는 심리전에도 대응할 수 있는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하마스의 공격 때 이스라엘 아이언돔이 상당수 로켓포를 요격해 인명 피해를 줄였다고 평가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스라엘군 자료를 인용해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은 6천600여발로 이 중 900여발이 목표 지역으로 날아갔고, 아이언돔에 의해 700발 이상이 격추됐다”며 “격추율 약 78%로 200여발 정도만 피해가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아이언돔 요격체계는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한국형 아이언 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를 2026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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