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촬영한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현장 전경. / 사진 : 안윤수기자 ays77@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공사는 3년째 지지부진이다.
지난 2020년 5월 착공했지만, 기본설계조차 마련되지 못하면서 터파기만 수년째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정의선 회장이 기본설계 방향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GBC 건립 속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0년 5월에 착공신고필증 교부를 마무리했고, 현대차는 향후 1년 이상 추진해야 할 터파기 등 공사를 본격화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 GBC 부지는 이렇다할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크레인과 몇 대의 화물차만 오갈 뿐 공사를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배경은 기본설계가 마련되지 못한 데 있다. 건축허가를 낸 서울시 관계자는 “설계변경 여부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사업자인 현대차에서 (설계)변경허가를 위한 제안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터파기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암반이 예상보다 빨리 나오면서 공기가 지연되고 있다”며 “공사기간은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서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다보니 GBC 완공 시기는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GBC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은 GBC 신축공사 종료일을 오는 2026년 12월로 정정ㆍ공시했다.
하지만 기본설계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상세설계까지 마무리하려면 최소 2년이 더 필요한 상태다. 현재는 GBC 부지 내 지하 7층(40m) 규모의 디월(지중 연속벽ㆍ흙막이) 작업을 마무리했고, 부지 중심부를 기점으로 지하공간을 확보하는 작업이 매우 더디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내부에서는 새로운 설계안이 마련되더라도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 내 전문인력 확충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 GBC를 준비해온 설계ㆍ시공 담당 인력이 외부로 많이 빠진 상황이어서 향후 공사가 순탄할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GBC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게 맞다”면서도 “지금까지 (공사를) 중단한 사례는 없으며 (공기) 지연 이유는 오염토 출현으로 인한 처리작업과 예상치 못한 암반의 출현(물량증가) 그리고 향후 디자인(설계) 변경을 고려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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