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박흥순 기자]자유분방함을 상징하는 ‘MZ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자)가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건설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건설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4.5%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여전히 3D(Dirty·Difficult·Dangerous)산업이라는 인식과 부실시공 등 각종 문제로 불거진 부정적인 이미지가 존재한다.
업계는 이런 이미지가 우수 인력 유입을 저해해 전체적인 역동성이 떨어뜨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하고, MZ세대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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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가 생각하는 괜찮은 일자리.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
건설업체인사관리자협의회(회장 김종섭·이하 건인회)는 23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MZ세대를 대하는 건설업 HR 운영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토론회는 △MZ세대 특성 분석 △건설사 인사운영 및 육성전략 △기업문화 구축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건인회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자료를 인용, MZ세대의 특징에 대해 ‘일과 삶의 균형’과 ‘공정한 보상’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MZ세대의 37.7%를 괜찮은 일자리라면 지역에 상관없이 근무할 의지가 있으며,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82.6%)과 비정규직도 취업할 의향(60.0%)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이병준 호반건설 인사담당 부장은 최근 건설사들의 인력운영 이슈에 대해 “기업이 빠르게 성장할수록 신입급 사원의 채용이 증가하고 MZ세대 구성원이 늘어난다”며 “MZ세대 구성원의 비중이 높을수록 철저한 육성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자기 주장과 개성이 뚜렷한 MZ세대의 특징을 고려한 육성활동을 전개 중이다. 신입사원은 입사 후부터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해 회사생활에 대해 선배사원들과 소통한다. 업계는 이를 통해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업무 프로세스 향상에 활용한다. 또 회사는 우수한 능력을 발휘한 MZ세대 사원에 차별화된 육성프로그램을 제공해 성장의 가능성을 키우고 장래 회사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를 확보한다.
또 일부 건설사에서는 오랜기간 불문율로 여겨진 정장차림의 출퇴근을 폐지했다. 이들 기업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창의력을 증대하기 위해 자율복장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복장에 대한 규정을 없애 자율성에 바탕을 둔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우수한 인재 영입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MZ세대의 등장 이후 사원이 팀장·소장에 조언을 하는 ‘리버스멘토링’이라는 제도도 등장했다. 이 제도는 MZ세대가 가진 기술과 지식을 인정하고 이를 ‘X세대’에 해당하는 팀장·소장에 전달하는 구성이다. 건설사들은 이를 통해 리더세대와 MZ세대의 격차가 줄어들고 세대간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갑작스런 변화에 건설업계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시대의 흐름과 세대교체에 걸맞게 변화하는 것도 좋지만 요즘 사회가 너무 MZ세대에 끌려가는 느낌이 든다”며 “변화를 이루되 기본을 지키는 것도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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