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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툭하면 서울지하철 파업, 시민에 대한 ‘갑질’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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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09 14:05:20   폰트크기 변경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이틀간 경고파업을 예고한 9일 오전 1호선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전날 임금·단체협약 협상 결렬에 따라 이날 주간근무부터 10일 야간근무 전까지 경고성 파업에 들어간다. 다만 출근시간대 운행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일부를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9일 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소속 공사노조는 10일 오후 6시까지 한시적 경고파업에 이어 다음주 대입수학능력시험 이후 2차 전면파업도 불사하겠다며 벌써부터 사측과 시민들을 겁박하고 있다. 2년 연속 서울시민에 대한 갑질이 아닐 수 없다.

한국노총 소속 통합노조의 파업 불참 등으로 9일 출근시간대엔 다행히 정상운영됐지만 이후 운행률이 80%대로 떨어지면서 시민들은 적잖은 불편을 감수했다. 노조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언제까지 애꿎은 시민들의 ‘발’을 볼모로 삼겠다는 것인지 말문이 막힌다. 더구나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적자를 메우는 것도 모자라 요금인상이 이뤄진지 겨우 한 달여가 지난 상황에서 노조의 구조조정 거부는 참으로 염치가 없는 일이다.

누적적자 17조원, 자본잠식률 60%에 달하는 서울교통공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비대해진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노조는 외주화를 반대하면서 되레 신규채용을 늘리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감사 결과 노사가 합의한 근로시간 면제자(타임오프)는 32명인데 무려 315명이 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월급을 타간 정황에 비춰 노조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시민들이 교통비 부담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면 노조도 뼈를 깎는 쇄신과 자구노력을 보여야 마땅하다. 오죽하면 통합노조가 파업에 동조하지 않고, MZ세대가 주축인 제3노조(올바른노조)가 과도한 인력 비효율을 지적하겠는가.

노조는 파업에 앞서 인력 운용 법규부터 제대로 준수해야 한다. 경영정상화 책임은 서울시와 공사, 시민들이 모두 분담해야 할 사안이지 노조만 나몰라라 하면서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발상은 시민 공감을 얻기 어렵다. 시민들의 지지를 받으려면 노조의 자기쇄신이 먼저다. 파업으로 시민 불편을 초래한 것에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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