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프랑스 파리 파빌리온 가브리엘에서 개최한 ‘2030부산세계박람회 심포지움’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사진 :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재계 총수들이 막판 총력전을 벌인다. 경쟁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와의 승부를 고려해 주요 총수들은 해외 바이어와의 만남 일정까지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물밑작업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남태평양 쿡 제도를 방문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현지시간) 쿡 제도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현장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시티베니 라부카 피지 총리를 면담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고, 이 같은 사실은 쿡 제도 외무ㆍ이민국 X(구 트위터)와 피지 정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됐다. 현지 언론에도 이번 면담과 양국 간 파트너십 등이 보도되는 등 세계 시선을 집중시켰다.
쿡 제도에서는 지난 6일부터 태평양에 위치한 도서국들이 참여한 지역 협의체인 PIF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 회장은 쿡 제도에서 삼성의 글로벌 사회적 책임(CSR) 프로그램인 ‘삼성 솔브포투모로우’를 소개한 데 이어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인 만큼 글로벌 무대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SK그룹 최고경영자(CEO)들도 최 회장 행보에 발맞춰 힘을 더하고 있다. 최 회장과 SK그룹 CEO들이 직접 방문했거나 국내외에서 면담한 국가는 160여개국, 8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도 오는 30일까지 파리 주요 명소와 쇼핑몰 등의 270여개 디지털 스크린을 활용해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정의선 회장은 지난 2월 말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미한국대사관 주관 아프리카 및 카리브해, 태평양 연안 주요 12개국 주미대사 초청 행사에 참석해 한국과 부산의 비전을 강조하며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정 회장은 “복합적인 위기와 도전에 직면한 현재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글로벌 과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은 유럽 현지 홍보에 총력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지지를 요청했고, 지난 3월에는 조주완 LG전자 대표가 브라질과 칠레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최근에는 파리에서 2030대의 ‘부산엑스포 버스’를 운영하며 막판 홍보전을 전개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계 총수들이 어느 국가를 방문했다는 보도가 이뤄지면, 사우디 등 경쟁국이 1∼2주일 후에 다시 방문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유치 전략도 신중하게 변화됐지만, 광고 홍보전은 한층 강력해진 모습”이라며 “20여일도 채 남지 않은 유치전은 한층 과감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고 말했다.
다음달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BIE 제173회 총회에서는 2030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한다. 후보는 부산과 사우디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 3곳이다. 엑스포 개최지가 부산으로 결정되면 경제적 가치는 61조원(생산유발 43조원ㆍ부가가치 18조원), 고용창출 효과는 5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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