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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최대 7兆인데… 동원ㆍ하림ㆍLX, 고작 1兆~3兆 확보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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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14 06:01:04   폰트크기 변경      
[안개 낀 HMM 인수전]② 자금 어떻게 마련하나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본입찰을 앞둔 HMM 매각의 향방은 후보자들의 자금 동원 능력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높다. 입찰적격후보자인 세 곳 모두 HMM의 높은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왔는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본입찰에서 시장의 기대치보다 높은 인수 희망가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서 추정하는 HMM 인수 적정가는 최소 5조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하면 최대 7조원에 이른다. 이 중 절반가량을 인수 금융으로 조달한다고 가정할 경우, 인수 후보자들은 최소 2조~3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는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은 그룹 내 계열사를 총동원해 자금 마련을 위한 총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경우, 지난 6월말 기준 현금ㆍ현금성 자산이 약 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동원그룹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최근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인 미국 참치캔 업체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전환사채(CB)를 발행을 추진했다. 구체적인 CB 발행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시장에선 5000~6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타키스트는 2008년 6월 동원산업이 3억6300만 달러에 지분 100%를 인수한 미국 점유율 1위 참치캔 업체로, 올 상반기 말 기준 약 1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6837억원 당기순이익을 내는 등 영업이익만 매년 1200억~13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맞서는 하림그룹은 HMM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과거 팬오션 인수 때 협력했던 재무적투자자(FI)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현금을 확보 중이다.

인수전에 뛰어들 당시 하림그룹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1조8000억원이었다. 그러나 팬오션이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을 1628억원에 처분하고,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최근에는 이를 3조25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JKL파트너스 역시 6000억원 이상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신중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는 LX그룹은 자금 동원 능력이 후보군 중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LX그룹은 올해 6월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유상증자 등 가용 방법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LX인터내셔널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LX인터내셔널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발행할 수 있는 주식 수를 기존 8000만주에서 1억6000만주로 늘려 놓은 상태다.

LX판토스를 상장해 자금을 동원하는 방안도 점쳐진다. 앞서 LX그룹은 HMM 인수를 위한 자문사로 삼덕회계법인을 선정하고 내부적으로 TF를 마련했는데, 이 TF엔 HMM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물류 계열사 LX판토스 구성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LX인터내셔널은 LX판토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각 인수 후보자들의 적극적인 자금 조달 계획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HMM 매각 측인 산은과 해진공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날 종가기준 HMM의 시가총액은 11조23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매각 측인 산은과 해진공 측이 희망 가격 역시 시총을 기준으로 책정될 수밖에 없는데, 본 입찰에서 인수가격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엔 합의점을 찾는 것은 어려워진다.

산업계 관계자는 “낮은 가격에 매각을 결정할 경우, 산은 역시 헐값 매각 논란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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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용 기자
hyong@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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