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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대비 40% 뚝…‘부동산 한파’ 서울 상급지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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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19 14:30:15   폰트크기 변경      

서울 성동구의 아파트 단지들 모습. /사진:김수정 기자

[대한경제=김수정 기자] 올해 들어 전고점 대비 90% 가까이 가격 회복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단지들이 ‘부동산 시장 한파’에 맥을 못추고 있다. 서울 외곽지역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와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동구) 일대 등 상급지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중개거래 기준으로 이달 12일 계약한 성동구 금호벽산 전용면적 84㎡가 9억5000만원에 팔려 동일면적 최고가(계약일 2022년 1월, 16억원) 대비 40% 하락 거래됐다. 이달 3일 계약하고 등기를 마친 강남구 도곡쌍용예가 전용면적 107㎡는 14억원으로 거래되며 동일면적 최고가(2021년 8월, 23억4000만원) 대비 40% 떨어졌다. 특히 도곡쌍용예가는 ‘우수 학군지’로 꼽히는 언주초, 은성중, 은광여고 등이 인근에 위치한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달 26일 계약 후 등기를 마친 강동구 래미안강동팰리스 전용면적 84㎡는 9억6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졌으며 이는 동일면적 최고가(2021년 8월, 17억6000만원) 대비 45% 급락한 수치다. 또한 지난달 20일 계약된 서초구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면적 78㎡는 31억원에 거래됐는데, 동일면적 최고가(2022년 6월, 43억8000만원) 대비 약 30% 하락한 가격이다.


서울 집값의 하락세는 민간통계에서도 확인이 된다. KB국민은행(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조사기준일 11월13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떨어져 7월 넷째 주(-0.02%) 이후 15주 만에 하락 전환됐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특히 강남권의 가격 움직임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강남권은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늦게 떨어지고 빨리 회복되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강남권 마저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라면 다른 지역의 낙폭은 더 커질 수 있는 시그널로 읽혀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말 바닥을 찍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올해 2월을 기점으로 회복세로 점차 돌아선 점에서, ‘결국 버티면 오른다’는 인식이 형성되며 급매 움직임이 쏠리진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일부 갭투자 물건이나 개인 사정으로 빠른 처분이 필요한 물건은 낮은 가격에 나오더라도, 강남 등 상급지에서 급격한 하락 거래가 많아지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중개사는 “고금리로 위축된 지금의 부동산 시장에 변화를 줄 만한 이벤트가 없다 보니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문의는 계속 들어오는데 그렇다 보니 거래가 잘 일어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강남 재건축 단지나 고급 주거지에선 10월 계약 건에서 최고가 거래가 나오기도 하는 등 시장 분위기를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실제로 강남구 아이파크삼성은 지난달 18일 계약이 체결된 전용면적 156㎡의 매매가가 62억8000만원으로 동일면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전국적으로 매도물량이 쌓이고 있어 단기간에 시장 분위기의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아실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도물량은 52만7730건으로 집계, 이는 아실 집계(비교날짜 시작일 2020년 1월 6일~) 이래 최대 수준이다. 다음날인 19일 기준 52만2494건으로 소폭 줄었지만 이 같은 매물 적체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권 아파트는 가격대나 희소성 등에서 사치재로 인식되기도 하는 만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나쁠 때도 비교적 잘 버티는 곳인데, 그럼에도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서울 외곽 부동산 가격은 보다 더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수요자들은 우려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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