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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장기요양 재택의료 시범사업. 지자체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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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23 10:10:34   폰트크기 변경      
노동훈 의정부 편한자리의원원장

노동훈 의정부 편한자리의원원장

오전 7시 다급한 문자를 받았다.


배뇨 곤란으로 소변 줄을 넣었던 환자인데, 소변 줄이 막혔는지 하복부 통증이 심하다고 한다. 예약된 방문 진료 스케줄과 동선을 살펴보고 방문 일정을 잡았다.


잠시 후 통증을 견디지 못한 환자는 119를 타고 응급실로 갔다고 한다.


다음날 교체한 소변 줄 옆으로 소변이 샌다고 한다. 어제와 같은 통증이 올까 불안하고, 멀리 떨어진 딸은 당장 달려올 수 없어 안절부절 못한다.


오늘은 여유가 있어 즉시 방문했다. 환자와 요양보호사에게 설명하고, 딸에게도 전화해서 경과와 대처 사항을 알려줬다.

아들은 최근 부쩍 기력이 약해진 어머니에게 영양제라도 맞혀 드리고 싶었다.


누워계신 어머니를 좁은 골목을 빠져나가 병의원으로 모시기 어려웠다.


자택에 방문하니 고목나무처럼 야윈 여성이 누워있다. 혈관이 약하다. 최근 체중이 감소해 30kg 초반 정도 나갈 것이라 한다.


함께했던 수간호사는 어렵게 혈관을 잡고 영양제를 드렸다. 10분가량 지켜보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한다.


이상 증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영양제를 맞으시면 곧 기력을 찾으실 거라 말했다. 아들의 눈에서 그렇게 되길 바라는 간절함이 보였다.

지난 6월 시작한 일차의료 방문 진료 시범사업. 시범사업의 특성상 홍보를 할 수 없어, 초기엔 대상자가 적었다.


차츰 입소문이 나더니, 현재는 2명의 의사 중 한 명은 풀타임 방문 진료를 할 정도로 늘었다. 진료를 마치고 나갈 때, 많은 보호자들이 집에서 진료를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최근 대한의사협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일차의료 방문 진료 수가 시범사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60%가 만족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초고령 사회에 방문 진료는 새로운 의료 대안이다.

방문 진료의 문제점도 있다. 방문 진료 대상자 발굴이 어렵다.


50~70명 정도의 환자가 확보되어야 방문 진료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있다. 방문 진료 후 불만을 표시한 경우는 주로 높은 본인 부담금 때문이다.


30%의 높은 본인 부담을 일본처럼 10%로 조절해 환자의 부담을 낮춰야 한다. 방문 진료 실시 기관은 의원급이 많은데, 동행하는 간호조무사의 수가가 배제된 것도 숙제다.


의원급에는 간호사보다 간호조무사가 더 많다. 의료기관을 비우고 방문 진료를 하는데, 수가 보전이 약해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적은 것도 문제다.

방문 진료는 초고령화 사회의 새로운 진료 형태가 될 것이다. 정부도 2027년까지 시군구당 1곳 이상 재택의료 센터를 확충하고 방문간호를 활성화하는 등 장기요양-의료 연계를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일차의료 방문 진료와 장기요양 재택의료 참여 의료기관을 모집한다. 특히 환자의 부담이 적은 장기요양 재택의료는 지자체별로 신청하는데, 지자체별로 이해와 관심도의 차이, 재정 문제 등 참여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방문 진료의 필요성은 높다. 지자체의 관심과 많은 의료 기관의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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