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열린 2023 한마음 워크숍에서 김중희 회장을 비롯한 경도그룹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경도그룹 제공 |
육아수당ㆍ대학생 자녀 입학금ㆍ장기근속자 부부 해외여행 등
“연내 중견기어으로 성장, 그에 걸맞은 회사 만들 것”
[대한경제=정회훈 기자] “창업을 하면서 인간적인 기업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는데, 이제 다소나마 실행에 옮긴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지난 21일 <대한경제>와 만난 김중희 경도그룹(강릉건설㈜, ㈜경도) 회장은 창립 30주년인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직원 복지제도 개선을 두고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뿌듯함은 ‘사람이 우선’이라는 경영철학을 실천했다는 데에서 온 울림이요, 미안함은 좀더 빨리 시행하지 못한 안타까움의 발로였을 법했다.
지난달 말 충북 청주시 소재 건설경영연수원에서 열린 경도그룹 ‘2023년 한마음 워크숍’은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었다. 워크숍에 참석한 140여명의 임직원들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공표한 직원 복지제도 개선에 환호성을 질러댔다. 김 회장은 “당시 맛보기처럼 일부만 공개했는데도 엄청 좋아들 하더라구. 이후 회사 분위기도 더욱 활기차졌다”면서 웃었다.
그도 그럴것이. 경도그룹의 복지제도 개선안은 대기업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직원들은 아직 잘 모른다”면서 살짝 내민 개선안에는 △육아수당 △초중고 자녀 입학축하금 △자녀 대학입학금 지원 △장기근속자 부부동반 해외견학 △명절 가족행복 지원금 등이 새로 담겼다. 기존 시행 중인 △장기근속자 포상금 △가족(부부, 부모, 장인장모) 생일축하 등을 포함하면 복지제도가 총 7개나 된다. 이 중 육아수당과 명절 가족행복 지원금은 올해 10월과 추석때부터 시행됐다.
새롭게 도입된 지원제도에 소요되는 비용은 기존 대비 무려 8배를 넘는다. 8배 이상의 복지혜택이 추가로 주어지는 셈이다.
사실 김 회장은 본인이 주도한 이번 지원 확대를 놓고 장학재단 설립과 저울질했다는 후문이다. “사회적 환원 차원에서 장학재단 설립을 잠시 고민했지만, 그래도 우리 직원들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복지제도 개선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월급쟁이는 뻔하지 않나. 급여를 대기업만큼 준다면 좋겠지만, 인간다운 기업을 만들려면 직원들의 복지가 우선이라 생각했다.”
여기에는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도 담겨 있다. 1994년 거림건설(강릉건설의 전신)로 출발한 경도그룹은 전문건설 분야에서 승승장구했지만, 2013년 원도급사가 쓰러지면서 부도 위기의 어려움도 겪었다. 이후 회사를 재건하는 데에는 직원들의 헌신이 밑거름이 됐다. 2021년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한 경도그룹은 매년 최고 매출액을 경신하며 올해 중견기업 안착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내년 2월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있는 경도그룹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열중하고 있다. 김중희 회장은 “내년부터 할 일이 더 많아질 것 같다. 중견기업으로 자리잡으려면 행정ㆍ조직관리 등 회사도 그에 걸맞은 준비를 해야 한다. 복지제도 개선도 이에 따른 것”이라며, “지난 워크숍에서 팀 별로 미래 먹거리에 대한 토론을 했다. 조만간 내부 심사 및 심의를 거쳐 결정하겠지만, 좋은 인재들이 좋은 회사를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회훈 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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