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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여성·아동 최소 1만명 사망…우크라 2년 전쟁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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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26 20:25:13   폰트크기 변경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교전 48일 만에 일시 휴전에 들어간 가운데,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따른 가자지구 여성·어린이 사망자가 2년 가까이 지속된 우크라이나전의 2배 이상에 이를 정도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전쟁 사례 등과 비교하면 이스라엘군 공습 사망자의 증가 속도가 21세기에 유례없을 정도로 예외적으로 높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5일(이하 현지시간) 분석했다.

정확한 민간인 사망자 규모를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집계로도 대략 여성과 어린이 1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사망자는 지난 23일 기준 1만4천854명으로 이 중 여성이 4천여명, 아동이 6천150명이다. 가자지구 보건부가 집계하는 사망자는 일반적으로 믿을 만하다고 각국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같은 여성·아동 사망자수는 1년 9개월간 이어진 우크라이나전 여성·어린이 사망자의 2배 이상에 이른다고 NYT는 전했다.

또 지난해 한 해 동안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세계 전쟁·분쟁 국가 24개국에서 사망한 어린이 2천985명보다 훨씬 더 많다.

게다가 이번 전쟁에서 교전 기간이 불과 48일밖에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사망자 규모는 더욱 놀라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현대전 전문가인 네타 크로퍼드 미 브라운대 교수는 이스라엘군 공습 사망자 규모가 20년 가까이 지속해온 아프간전에서 미군 측에 의한 사망자 1만2천400명에 육박한다면서 "매우 짧은 기간에 다른 전쟁보다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망자 중 여성·어린이 비율을 보면 심각성은 더 커진다.

하마스 무장대원 대다수가 남성인데도, 유엔과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가자지구 전체 사망자 중 여성·어린이의 비중은 69%에 달했다.

과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사례만 봐도 이 비율이 2021년 무력충돌 때는 41%, 2014년 전쟁 때는 38%, 2008∼2009년 전쟁 때는 39%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는 통상적인 추세와 반대되는 "예외적인 통계"라고 세계보건기구(WHO)의 동지중해 지역 담당자인 릭 브레넌은 NYT에 밝혔다.


NYT는 이처럼 유례없는 규모의 사망자가 쏟아져나오는 배경으로 이스라엘군이 인구 밀집 지역인 좁은 가자지구에 초대형 폭탄을 이용한 공습을 엄청나게 많이 벌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전쟁에서 가자지구 내 1만5천 곳 이상의 표적에 대해 공습을 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의 고위 미군 당국자에 따르면 개전 이후 첫 2주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투하한 폭탄의 약 90%가 1천∼2천 파운드(약 454∼907㎏) 규모의 대형 위성유도 폭탄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1일 가자지구 최대 난민촌인 자발리아를 공습하면서 2천 파운드 폭탄을 최소한 2발 사용했는데, 영국 분쟁 감시단체 에어워즈(Airwars)에 따르면 이로써 최소 126명의 민간인이 숨졌고 이 중 절반 이상은 어린이였던 것으로 자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군이 아파트도 무너뜨릴 수 있는 2천 파운드 크기의 초대형 폭탄을 인구가 밀집된 도심지에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군이 과거 이슬람국가(IS)와 벌인 이라크 모술·시리아 락까 전투에서 가장 흔한 500파운드(약 227㎏) 폭탄을 사용했다가 지나치게 큰 것이었다는 자체 평가가 나온 바 있는데, 이스라엘군의 폭탄 크기는 그 4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민간인 주거지·시설 바로 옆 또는 지하에 땅굴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면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능한 한 최소 크기의 화력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 선임정보분석가를 지낸 마르크 갈라스코는 "내가 그간 일하면서 봐온 어느 것도 뛰어넘었다"면서 이처럼 좁은 지역에 초대형 폭탄이 대량으로 쏟아진 비슷한 사례를 찾으려면 "베트남전이나 2차 세계대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공군 폭발물 처리반 출신으로 국제앰네스티(AI) 무기 조사관인 브라이언 캐스트너도 "그들은 인구가 극도로 밀집된 지역에서 초대형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여러 요소의 가능한 한 최악의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교전이 벌어진 우크라이나·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달리 가자지구는 아주 작을 뿐만 아니라 국경이 모두 봉쇄돼 있어 민간인이 피신할 안전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또 이스라엘군은 앞서 가자지구 북부 민간인들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발표했지만, 가자지구 남부 등 다른 곳에서도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캐스트너는 또 이스라엘이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에는 너무 빠른 속도로 공습을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군의 경우 통상 공습을 실행하기 전에 표적인 건물에 민간인이 사는지 판별하기 위해 식수와 음식을 확보하려 드나드는 인원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등 평가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이런 접근법은 이스라엘군처럼 단기간에 엄청나게 다수의 공습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말 그대로 가능하지 않다"고 캐스트너는 강조했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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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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