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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압박에 소비자 눈치까지...식품업계 잇따라 가격동결ㆍ인상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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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28 14:59:47   폰트크기 변경      

충북 음성군 오뚜기 대풍공장에서 즉석카레 제품이 옮겨지고 있다./사진=(주)오뚜기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정부의 압박에 소비자들의 눈초리까지 매서워지면서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하거나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뚜기는 제품 24종에 대해 내달 1일자로 10% 이상 가격을 올리려고 했던 계획을 철회했다. 

앞서 동원F&B는 지난 7월 통조림 제품 5종에 대한 가격 인상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스위트콘과 백도, 지중해황도, 돌(Dole) 파인애플캔, 자연산꽁치 등을 기존 가격보다 10~25% 올릴 계획이었다.

제너시스BBQ그룹은 가격 상승분을 본사가 감당하기로 했지만 결국 100% 올리브유를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씨유를 절반씩 섞은 블렌딩 오일로 대체하는 묘안을 짜내기도 했다. 지난 2020년 7월 1톤당 3100유로(약 438만원)였던 올리브오일 가격은 현재 1만유로(1415만원)까지 뛰었다.

이 밖에도 지난 8월 CJ제일제당은 스팸 가격을 일부 채널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편의점업체들은 올해 여름을 앞두고 아이스크림 소비자가격 인상 계획을 보류했다.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가 각 업체를 찾아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라면과 우유 등 품목을 정해 물가를 관리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올 3분기 대부분의 식품업체가 호실적을 거둔 데다 소비자단체가 원재료 가격의 하락세를 공개하면서 지금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면 비난의 화살을 그대로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29개 식품에 대해 지난해 9월과 올해 9월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와 원재료가격 등락률을 비교한 결과, 그중 8개 식품은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지만 소비자 가격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가격 동결 또는 인상 철회 조치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주류업체들은 지난 4월 대한주정판매가 주정가격을 약 10% 올렸을 당시 울며겨자먹기로 가격을 동결했지만 결국 이달 초부터 출고가를 인상했다. 현재 지역 주류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농심과 삼양식품 등 라면업체들도 지난해 밀 가격 인상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가 그 부담이 하반기로 이어지자 9~11월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뿐만 아니라 제반 비용까지 고려하면 인상하는 시기를 잡기 힘든 것이 문제일 뿐이지 부담은 계속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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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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