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진 어플레이즈 대표가 회사 창업 배경과 어플레이즈의 차별화된 기술력 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유명 식당을 방문했는데, 같은 노래만 반복적으로 재생하더라고요. 매장 분위기와도 어울리지 않아 불편함이 느껴졌을 정도였죠. 이 때 각 매장마다 적합한 음악을 틀어주는 서비스를 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배정진 어플레이즈 대표(사진)는 식당 방문에서 얻은 우연한 경험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에서 일했기에 곧바로 회사를 세운 건 아니지만, 짬짬이 음악 스트리밍 관련 정보를 수집하며 필요한 기술을 공부했다. 음악 큐레이션(특정 콘텐츠를 목적이나 관심사 등에 맞게 분류하고 배포하는 것)을 기본 구조로 설정하고, 관련분야 사업자들과 시장 현황 등을 알아본 것이다.
그렇게 약 3년여간의 준비기간을 가진 후, 2021년 말 현대차그룹 ‘제로원 컴퍼니 빌더’ 과정에 선발돼 어플레이즈의 이정표를 세웠다.
현대차그룹 제로원 컴퍼니 빌더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스타트업(벤처)을 선발ㆍ지원해 분사와 사업화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휴직 후 창업 등 다른 선택지도 고민했던 배 대표지만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라는 좋은 기회를 얻게 돼 그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약 1년간의 걸음마 이후 어플레이즈는 지난해 여름 본격적으로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현대차 양재사옥(본사)과 전시장 등에서 각 공간별로 최적화된 음악을 스트리밍 형태로 제공한 것이다. 앞서 베타 서비스 기간 등을 거쳐 개선점을 찾고 상품성을 강화한 어플레이즈는 높은 고객 만족도와 함께 서비스를 정식 오픈하게 됐다. 이후 사업성을 인정받아 올해 1월 분사해 별도 법인을 세웠다.
배 대표는 “함께 사내 스타트업을 꾸렸던 동료들과 회사를 차리게 됐고, 이후 플랫폼 개발을 도와주던 개발자들이 합류했다”며 “음악 서비스가 사업의 기본인 만큼 음악분야 전공자와 음반시장에 있던 분들도 데려와 함께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범 1년도 채 되지 않은 새내기 기업임에도 어플레이즈의 성과는 놀랍다. 협업 관계를 맺은 유명 프랜차이즈만 역전할머니맥주, 깐부치킨 등 20여곳에 달한다. 매장 음악이 필요하지만, 공간ㆍ상황별로 다른 재생목록을 만들기 어려운 업체들의 고민을 단숨에 덜어준 셈이다.
또 현대차의 고객 접점인 전국 전시장 등도 어플레이즈의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를 이용 중이고,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요 사옥에도 이 서비스가 적용돼 있다. 배 대표는 올 하반기 들어 신규 가입자가 2배 이상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현대차에서 시작한 만큼 어플레이즈는 차량 및 주행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운전자의 성향과 주행습관, 차량 위치, 목적지, 날씨 등 다양한 정보를 취합해 알맞은 음악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배 대표는 “어플레이즈의 목표는 공간에 최적화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들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토록 하는 것”이라며 “출근길과 퇴근길은 경로가 같지만 상황은 전혀 다르다. 차량 내부도 결국 공간인 만큼, 각각의 상황에 맞게 음악을 제공하면서 고객이 만족감을 느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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