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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스라엘에 고화력 무기 지원… “민간인 피해 고려하지 않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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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2-02 10:50:58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미국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고화력 폭탄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군사시설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이라지만, 민간인이 남아있는 가자지구의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래 미국은 이스라엘군에 항공폭탄 1만5000여발과 155㎜ 포탄 5만7000여발 등 고화력 무기를 지원했다.

이 매체는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 이러한 무기 중에는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BLU-109 항공폭탄 100발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BLU-109는 지연신관이 달려있어 목표물과 접촉하자마자 터지는 대신 내부로 파고든 뒤 폭발하는 방식의 무기다. 철근 콘크리트를 거의 2m까지 관통할 수 있는 고화력 무기다.

또한 미국은 2000 파운드급 MK84 무유도 항공폭탄 5400여발과 500 파운드급 MK82 무유도 항공폭탄 5000여발, 재래식 항공폭탄에 정밀타격 능력을 부여하는 업그레이드 키트인 합동정밀직격탄(JDAM) 3000개 등도 함께 전달했다.

문제는 하마스의 지하시설 상당수가 인구가 밀집한 주거지역에 배치돼 있다는 점이다. 벙커버스터 등으로 지하시설을 파괴하면 주변 민간인들도 휘말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실제 이스라엘군이 최근 가자지구 최대도시인 가자시티 북쪽 자발리아 난민촌의 하마스 지하시설을 미국제 대형 항공폭탄으로 공격했을 당시 100명이 넘는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 국무부 자문 변호사 출신의 법조인 브라이언 피누케인은 “문제는 폭탄을 떨어뜨린 땅굴 위에 민간인 수만명이 사는 거대한 난민촌이 있다는 점”이라면서 “민간인 피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폭발력이 약한 무기를 쓰라고 촉구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썼던 고화력 무기를 대량으로 제공한 건 일관성 없는 행태”라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유대 안식일인 10월 7일 새벽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1200여명의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을 학살하고 240여명을 납치해 인질로 삼았다.

이에 미국은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무기를 원조했으나, 이후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국내외 여론이 악화하자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하라며 이스라엘을 외교적으로 압박해 왔다.

하마스의 통치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이 1만5000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 총리실과 이스라엘 국방부,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러한 보도와 관련해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이어진 휴전을 종료하고 하마스와의 교전을 재개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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