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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새해 건설업 재도약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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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1-03 06:00:25   폰트크기 변경      
김국진 부동산부장


레고랜드 사태 후폭풍 아래 출발한 2023년에 이어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란 충격 속에 새해를 맞았다. 정부의 기민한 1ㆍ3부동산대책에 힘입어 프로젝트 파이낸싱(PF)발 위기를 멈춰 세웠지만 한계에 도달했다. 1년여 기간을 준 당정 입장에선 불어나는 기업ㆍ가계부채를 봐서라도 늦추기 어렵다. ‘질서있는 정리’라고 에둘러 표현했지만 사업성 없는 사업장은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다. 작년 숱한 어려움을 이겨낸 건설산업계로선 올해가 더 문제다.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는 작년을 외생변수로 인한 3高(고금리ㆍ물가ㆍ환율)와 내생변수인 고질적 3低(낮은 생산성ㆍ시장ㆍ기술)에 해묵은 3不(부정ㆍ부실ㆍ불신)이 복합된 최악의 해로 평가했다. 다만, 올해 나아질 것으로 봤다. 불확실한 외생변수가 안정화되면서 3高가 잦아들고 금리 인하와 맞물려 실물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를 ‘건설산업 재도약의 원년’으로 제안한 점도 눈에 띈다. 이복남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는 “단순시공 중심의 도급계약자 지위를 넘어 프로젝트를 스스로 창출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역동적 창조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 건설산업이 업그레이드된 시기도 지금 같은 부동산시장 침체기였다. 국내 주택시장 수주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 외화를 벌어들이면서 국민적 지지도 얻었다. 인력(Manpower), 자재(Material), 장비(Machine) 등 3M에 또다른 M(Money)인 금융조달 능력을 장착해야 재정건전성에 집착하는 현 정부에서 생존이 가능하다는 조언이다.

서울대의 또다른 주문은 건설산업계 스스로의 자정능력이다. 광주와 인천 검단지구에서 터진 사고와 부실공사만 해도 일본 등 선진국에선 건설산업계가 앞장선다. 이 교수는 “일본 출장 때 사고 건설현장에 건설단체의 조사단이 한 달여에 걸쳐 조사한 후 해당 건설사와 하도급사, 기술자들을 제명하더라”라며 “이 정도는 돼야 건설산업계가 국민 신뢰 아래 정치권에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모아타운을 찾고 신년사에서 재건축ㆍ재개발 규제의 원점 재검토를 통한 도심 주택공급을 강조했다. 착공ㆍ인허가ㆍ분양물량의 트리플 급감세 속에 3년 후 대선을 앞둔 시점의 가격급등을 막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집권한 현 정부로선 타산지석으로 삼는 게 당연하다. 다만 초인플레이션 상황 속에 급등하는 공사비를 고려하면 연초 국토부가 준비 중인 ‘건설업 종합지원대책’으로 공급이 제자리를 찾고, 공급을 맡을 건설업계가 한숨을 돌릴 지는 불확실하다.

MB정부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길 바란다. MB는 주택이 건설이란 거대한 빙산의 일각임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를 꾸려 건설산업 수술과 보금자리주택 등 부동산정책 간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역시 이전 정부부터 수년간 진행해온 건설혁신책의 기반 아래 추진 중이지만 헛발질도 보인다. LH 혁신책에 담긴 설계ㆍ감리업체 선정권 이관이 대표적이다. MB정부의 ‘건설산업 선진화비전 2020’에서 재량과 책임 강화를 통한 ‘똑똑한 발주자’ 양성을 위해 수술 타깃으로 정한 중앙조달제를 반대로 강화하는 쪽이다. 주택과 인프라를 제대로 완성할 발주자를 키우려면 바로 잡아야 한다. 이를 포함해 건설정책 보강도 필요해 보인다.

김국진 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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