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인수합병(M&A)로 성장해온 롯데그룹이 부진 사업을 매각하며 사업 기조를 바꾼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0일 보도된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를 통해 신성장 영역으로 주력 사업을 교체하고 부진한 사업을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회장은“호남석유화학(롯데케미칼의 전신) 상장 등 주식 상장과 편의점, 타사 주류 사업 매수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확대했지만, 지금은 방침을 바꿨다”며““몇 년을 해도 잘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는 타사에 부탁하는 것이 종업원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앞으로도 몇 개를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4개 신성장 영역으로 △바이오 테크놀로지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등을 꼽았다. 해당 사업을 앞으로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고자 구조를 개편하고 인재 영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던 작업을 앞으로도 이어가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일본에서 롯데리아 사업을 현지 외식업체 젠쇼홀딩스에 매각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TGIF), 베트남 제과기업 비비카 지분, 롯데알미늄의 보일러 사업,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도 정리했다.
신 회장이 꼽은 4개의 신성장 동력은 장남인 신유열 전무의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신유열 전무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맡아 미래 동력을 발굴하라는 미션을 받았다. 아버지인 신 회장이 직접 구체적인 신성장 사업을 꼽고 그룹 차원의 지원도 있는만큼 앞으로 신유열 전무의 그룹 내 영향력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BMS사의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고 인천 송도에 바이오플랜트를 추진 중이다. 롯데정보통신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드는 칼리버스를 인수했다. 특히, 한국은 신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의 인재를 영입하기 쉬운 경영환경인 점을 활용해 전문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아울러 신 회장은 롯데를 매출 이외에 정성적인 지표로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오르는 그룹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신 회장은 “과거 매출액으로 ‘아시아 톱10’을 내걸었던 때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익과 고객 만족도도 포함해 생각하는 것이 좋다”며 “정신적인 것도 포함해 행복을 추구해서 롯데를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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