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홍샛별 기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5년 만기 기준금리를 8개월 만에 또다시 인하하며 역대 최저치까지 낮췄다. 경기가 침체하는 가운데 물가 하락이 지속되자,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인민은행은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5년 만기를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PR 5년 만기 금리는 연 4.2%에서 연 3.95%로 낮아졌다. 2019년 중국이 해당 제도를 도입한 이래 역대 최저치다. 중국이 5년 만기 LPR을 조정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이다.
1년 만기 LPR은 연 3.45%로 종전과 같이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2019년 8월(4.25%)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8월 1년 만기 LPR을 0.1%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5년 만기 LPR 인하는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한 내용이다. 앞서 인민은행 산하 금융시보는 최근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5년 만기 LPR 금리를 낮추면 신뢰 안정에 도움이 되고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며,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도 도울 것”이라고 업로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인하폭은 예상보다 컸다.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27명의 시장전문가 가운데 25명은 인하 폭을 0.15%포인트로 내다봤다.
LPR은 명목상으로는 시중은행 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의 평균치이지만,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어서 사실상의 기준금리로 여겨진다. 1년 만기는 일반대출,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5년 만기 LPR을 인하한 것은 침체한 부동산 경기 살리기를 위해 유동성 공급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가 당국이 신용대출 수요를 자극하고 부동산 시장 되살리기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달 들어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추가 인하하고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1.8%) 등을 통해 침체한 경기를 살리기 위한 유동성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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