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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기자협회장 “홍콩판 국가보안법에 기자들 위험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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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2-20 20:06:25   폰트크기 변경      

홍콩 당국은 국가기밀 절도와 간첩활동 등을 아우르는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언론을 겨냥한다는 보도에 대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크리스 탕 홍콩 보안장관은 전날 홍콩 친중 진영 최대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DAB)이 주최한 홍콩판 국가보안법 관련 세미나에서 해당 법이 언론을 표적 삼아 설계됐다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를 비난했다.

탕 장관은 "우리는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RFA가 홍콩판 국가보안법상 일부 범죄가 언론을 겨냥한다고 언급한 보도에 주목한다"며 "이는 잘못됐고, 거짓이다. 우리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자들만 겨냥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 특히 언론 보도를 보호할 충분한 안전장치들이 있다"며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과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 등을 통해 홍콩에서 자유는 보장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콩기자협회(HKJA)의 론슨 챈 회장은 전날 홍콩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홍콩판 국가보안법 관련 토론회에서 "모호한 법안으로 홍콩 기자들이 위험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고 홍콩프리프레스(HKFP)가 보도했다.

챈 회장은 그러면서 기자협회가 회원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의 예비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0% 이상이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자신의 업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응답자의 75% 이상이 해당 법이 언론의 자유에 부정적인 영향만 끼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챈 회장은 아울러 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외국 매체에서 일하는 특파원들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법과 조항의 표현이 상당히 모호하다. 기자들이 업무에서 위험을 느끼기 쉽다"며 "이는 언론의 자유 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우리는 해당 입법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달 30일 홍콩판 국가보안법에 대한 공공협의를 시작한다면서 관련 문서를 공개하고 이달 28일까지 여론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공공협의안에는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다룰 반역, 내란, 선동, 간첩활동, 외세 개입, 국가기밀 절도, 컴퓨터·전자 시스템을 활용한 국가안보 위협 행위 등의 죄목이 망라됐다.

이중 특히 관심을 끈 것은 ''국가기밀 절도''로, 홍콩 정부는 절도 대상이 되는 기밀을 7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에 대해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해당 법은 언론인들의 업무에도 이목을 집중시킨다"며 "호주 기자 청레이는 중국 정부의 발표 몇 분 전에 공식 자료를 공개해 국가기밀을 누설했다는 혐의로 중국에서 투옥됐다"고 지적했다.

SCMP는 "이 법과 관련해 홍콩에서 제기되는 우려 중 하나는 국가기밀 절도 혐의로 체포된 이가 공익 변호를 받을 자격이 있느냐 여부"라며 "일각에서는 언론인이 중요한 공공이익과 관계된 기밀을 누설하는 것은 범죄가 돼서는 안 된다고 제안한다"고 전했다.

SCMP는 이와 함께 중국 공산당 중앙 홍콩·마카오 공작판공실 샤바오룽 주임이 홍콩판 국가보안법 등에 관한 여론 수렴을 위해 오는 22일 홍콩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홍콩 정부가 연내 입법하려는 새 국가보안법은 앞서 2020년 중국이 제정한 홍콩국가보안법과 별개이자 이를 보완하는 성격이다.

2020년 6월 30일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해당 법 시행 후 홍콩에서는 빈과일보와 입장신문 등 민주진영 신문들이 줄줄이 폐간했고, 해당 매체의 간부들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선동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작년 5월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2023 세계 언론 자유 지수''에서 홍콩은 180개국 중 140위를 차지했다. 2019년 73위였으나 국가보안법 제정 후 추락했다.

RSF는 홍콩이 표현의 자유에서 전례 없는 퇴보를 경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홍콩 기본법 23조가 요구하는 별도의 국가보안법을 홍콩 정부가 직접 제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홍콩 기본법 23조는 반역, 분리독립, 폭동선동, 국가전복, 국가기밀 절도 등에 대해 최장 3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이와 관련한 법률을 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사진:연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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