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선의 달 착륙순간 환호하는 NASA 관계자들. / 사진 : 연합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미국의 민간 기업이 개발한 무인 달 탐사선이 달 착륙에 성공하며 민간 우주 탐사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22일(현지시간) 달 표면에 내린 자사의 착륙선 ‘오디세우스’(노바-C)가 쓰러지지 않고 똑바로 선 채 착륙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이 달 착륙 성공을 발표하면서 미국은 지난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 이후 약 52년 만에 자국의 우주선을 달 표면에 도착할 수 있게 만든 기록을 세웠다. 또 민간 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달에 연착륙하는 기록도 쓰게 됐다.
이 회사는 엑스(Xㆍ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통신 문제를 해결한 데 이어 비행 관제사들이 오디세우스가 수직으로 선 채 자료를 전송하기 시작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우리는 달 표면을 찍은 첫 번째 이미지를 내려받기 위해 작업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알테무스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한 방송에서 “이것이 어려운 일이었다는 알지만, 우리는 달 표면에 있고, (신호를) 송신 중”이라며 “달에 온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the moon)라고 말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번 소식에 대해 ‘중대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CNN도 지상에 있는 기술자들의 빠른 작업과 NASA 탑재체 덕분에 오디세우스의 성공적인 착륙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오디세우스는 미국 중부시 기준 22일 오후 6시 24분(한국시간 23일 오전 8시24분)께 달 남극에서 300㎞ 떨어진 분화구 ‘말라퍼트 A’ 지점에 착륙했다. 착륙 직후 일시적으로 통신이 두절되는 상황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상적으로 데이터를 송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디세우스는 지난 15일 플로리다주의 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뒤 계획대로 우주를 순항해 지난 21일 오전 달 궤도에 진입했다. 이어 발사 후 약 일주일 만에 달 착륙에 성공했다.
자율 항법 시스템으로 작동되는 이 우주선은 착륙 목표 지점 부근을 탐색해 가장 안전한 지점을 찾아 하강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으며,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착륙 시간이 당초 예상보다 1분가량 앞당겨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디세우스의 이번 임무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와 연계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CLPS는 NASA가 여러 민간 기업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무인 달 탐사를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NASA와 CLPS 계약을 맺은 기업들 중 애스트로보틱이 지난달 처음으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우주로 발사했다가 실패로 끝났고,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두 번째 시도로 성공했다. NASA는 달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2026년 말 우주비행사들을 달에 보내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3단계’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과 옛 소련, 중국, 인도, 일본까지 5개국이다. 1966년 옛 소련의 루나 9호가 세계 최초 달 착륙 기록을 세웠으며,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시작으로 1972년 아폴로 17호까지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후 중국은 2014년 창어 3호를, 인도는 지난해 8월 찬드라얀 3호를, 일본은 지난달 20일 슬림을 달에 착륙시켰다. 다만 일본의 달 탐사선 ‘슬림(SLIM)’은 달의 적도 부근에 연착륙시켰으나 잘못된 자세로 착륙하면서 태양전지판을 사용하지 못해 얼마 지나지 않아 작동이 멈췄다.
이번에 최초 성공 기록을 쓴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NASA 존슨 우주센터 부소장으로 재직한 스티븐 알테무스(현 CEO) 등이 2012년 12월 설립한 회사다.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뒀으며,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한형용 기자 je8da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