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오진주 기자] 편의점 주력 상품이 술·담배·가공식품에서 신선·조리식품으로 옮겨가면서 편의점들이 이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27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GS25는 현재 서울 더관악점에서만 운영하고 있는 ‘고피자(GOPIZZA)’를 올 상반기 내 200여개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피자는 국내 피자 브랜드다. 지난 2016년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현재 국내외에서 2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크기의 1인용 피자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GS25는 더관악점에서 지난해 말부터 고피자를 시범 운영해왔다. 고피자로부터 생지를 갖고 와 편의점에 있는 기계에서 구워 파는 방식이다. 현재 편의점에 맞는 기계를 개발하고 있다.
편의점이 즉석조리식품에 집중하는 건 고물가 속에서 길거리 음식마저 가격이 상승하면서 편의점이 각종 인플레이션의 대안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GS25에 따르면 치킨·고구마·어묵 등 편의점에서 조리해 파는 즉석조리식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2019년 10.3% △2020년 12.6% △2021년 11.4% △2022년 31.4% △2023년 15.6% 등으로 꾸준히 두 자릿수 신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편의점들은 지난해 겨울 처음으로 매장에 붕어빵 기계를 설치했다. 밀가루 가격 상승에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이라는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붕어빵이 MZ세대의 인기 간식으로 떠오르면서 노점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붕어빵은 출시와 동시에 판매 1위에 올랐다. 2019년까지만 해도 GS25의 즉석조리식품 카테고리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던 군고구마는 지난해 팥 붕어빵으로 대체됐다.
‘치킨플레이션(치킨+인플레이션)’ 속에서 1만원 안팎의 가격을 유지 중인 편의점 치킨도 꾸준히 인기다. 작년 CU가 내놓은 2000원대의 자체브랜드(PB) ‘득템시리즈’ 치킨은 지난해 말 두 달 만 동안 냉동치킨 카테고리 1위를 유지하며 누적 판매량 16만개를 넘기기도 했다.
편의점의 식품 카테고리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자회사인 BGF푸드는 즉석조리식품 제조설비 설치를 위해 162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한 끼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늘어난 수요에 따라 대상 품목도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