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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모듈러 건축 흥행은 ‘품질관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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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12 08:39:43   폰트크기 변경      

건설기술부 김민수 기자

[대한경제=김민수 기자]최근 모듈러 건축 업계를 만나면 ‘품질’ 이슈가 종종 화두로 등장한다.

얼마 전 경북 구미시의 한 초ㆍ중학교 모듈러 교실에 중고자재가 사용돼 곰팡이, 누수현상이 발생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보도가 있었다. 이후 해당 모듈러 제작업체는 지역 교육청과 함께 학부모 현장 검증에 나서  의혹을 해소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중고=부실’이라는 접근법은 자못 아쉽다.

모듈러 건축은 주요 골조를 포함한 전기ㆍ수도 설비나 기본 마감재 등 전체 공정의 70~80%를 공장 제작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법이다. 조립식으로 설치 및 해체가 용이해 ‘재사용’ 가능한 것은 모듈러 건축의 장점이다. 특히 학교 모듈러는 주로 6개월∼1년 임대 공급되기에, 몇 차례 재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중고가 아니라 ‘품질’이다. 임대 위주인 학교 모듈러 시장과 공법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품질관리에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업계에서도 “재사용하더라도 새것처럼 품질관리를 보다 철저히 했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학교 모듈러의 품질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국민권익위원회 신고 접수로 시행한 교육부의 모듈러 교실 표본조사에서 경남지역 등의 학교 5곳에서 시공규정 미준수 및 부실시공이 확인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 A사뿐 아니라 모듈러 제작업체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도 진행했다.

전수조사에서 부실시공과 관련한 특이점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이를 계기로 모듈러 임시교실의 품질관리 및 안전시설을 강화하는 내용의 ‘교육시설법 개정안’ 손질 작업이 시작됐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2835개동 학교에 총 18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임시교실을 모듈러 공법으로 채택하면서, 모듈러 건축 시장 확대의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했다.


사업 초기 모듈러 교실의 제작과 디자인 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재사용된 모듈러 교실에 대한 품질관리에 주력할 때다.

제품은 품질이 우수해야 사용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모듈러 건축이 학교뿐 아니라 군막사, 기숙사, 호텔, 주택 등으로 확대 적용되는 가운데 품질관리의 성공 여부가 산업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듈러 건축 산업을 구성하는 밸류체인 내 플레이어들의 각성이 필요해 보인다.


김민수 기자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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