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이첩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수사단장(대령)이 21일 오전 3차 공판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해병대 예비역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1일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과정에서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과 만난 뒤 “항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이날 열린 세 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 온 박정훈 대령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박 대령은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당시 채 모 상병이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사건의 초동 조사를 맡았다. 그러나 수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하지 말라는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현 주호주 대사)의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다 ‘도피성 출국’으로 논란이 불거진 이종섭 주호주 대사는 이날 귀국해 “제가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 협력과 관련한 주요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저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류하는 동안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일정이 조율이 잘 되어서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이 대사가 귀국한 것과 관련해 “이 대사 도피 행각에 많은 사람이 실망하고 있다”며 “(25일 예정된) 공관장 회의에 온다는 것 자체가 급히 출국할 이유가 없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받고 책임져야 할 사람은 공항 귀빈실로 빠져나가고 반대로 채 상병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할 사람은 군사법원 좁은 입구로 들어가 재판에 임해야 하느냐”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 대사의 거취에 대해 “이미 호주 언론에서도 이 대사 건이 보도되고 있고 무엇보다 이 대사가 대사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본인의 결단도 필요하고 결단이 늦어지면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본인이 수사받고 재판받느라 당무를 제대로 못 한다는 지적이 있는 상황에서 주요국 대사가 수사와 재판 때문에 자주 귀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상대국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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