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블루칩 화가 김환기의 점화를 비롯해 물방울 화가 김창열의 수작, 1세대 단색화가 윤형근의 그림, 일본 팝아트의 거장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 등 국내외 쟁쟁한 미술가들의 작품이 대거 경매에 부쳐진다.
김환기의 전면점화 ‘3-Ⅴ-71 #203’ 사진=서울옥션 제공 |
한국 미술품 경매회사의 맏형격인 서울옥션이 29일 강남센터에서 펼치는 기획경매 ‘컨템포러이 아트세일’을 통해서다. 출품작은 총 85점. 낮은 추정가 총액만도 180억원에 달한다. 아트바젤 홍콩 기간에 맞춰 홍콩 현지 프리뷰를 성황리에 진행한 이번 경매에서는 국내외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면모와 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최근 주식이나 코인, 금 등 일부 자산 가치가 급등하는 현상이 이르면 하반기에 그림시장으로까지 확산될 될 것으로 보여 경매에 도전해볼 만하다.
서울옥션은 전략 상품으로 김환기의 전면점화 ‘3-Ⅴ-71 #203’를 전면에 내세웠다. 1971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한 화면에 흑색과 청색 등 4가지 색깔이 띠 모양으로 그려진 대작이다. 최근 김환기 점화작품이 미세한 조정을 받고 있는 점을 고려 추정가도 50억원~80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이옥경 서울옥션 부회장은 “김환기의 전면점화 중 가장 다양한 형태의 점찍기 기법이 사용되었고 보기 드문 이국적 색조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희소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작가가 뉴욕시기에 그린 가장 뉴욕다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환기의 또 다른 반추상화 ‘새와 달’도 경매 입찰대에 오를 예정이다. 새, 달, 점 등 작가의 화업 전반에서 보여지는 요소가 화면 속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게 눈길을 끈다.
국내 거장들의 작품도 경매에 내놓았다. 김창열의 물작품 작품은 모두 네 점이 새 주인을 찾는다. 물방울이 영롱하고 맑은 느낌을 주는 1970년대 구작의 경우 치열한 응찰경쟁이 예상된다. 단색화 그림으로는 윤형근의 1970년대 작품인 ‘Umber Blue’와 1990년 제작된 150호 크기의 대작 ‘Umber 90-66’이 단연 눈길을 붙잡는다.
해외 유명 작가의 작품도 다양하게 경매에 오른다.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의 ‘캠벨수프 II’ 판화 10점 세트는 상업성이 강한 이미지를 예술로 승화한 작품이다. 어렵게 사회를 분석하거나 비평하지 않고 차라리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려 했던 워홀의 예술적 감성이 담겨있다. 구사마 야요이의 노란색 호박이 그려진 ‘Pumpkin’은 부드러운 곡선과 특유의 색감으로 작가가 추구하는 호박의 따듯하고 유기적인 형태를 잘 보여준다. 아울러 지난해 타계한 페르난도 보테로의 인물화를 비롯해 아야코 록카쿠, 마유카 야마모토, 브라이언 캘빈 등의 작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서울옥션은 이번 경매를 어머징 아티스트들과 이벤트도 구성했다. 강서경, 전광영, 정영주, 김선우와 같이 최근 한국 미술계에서 주목도가 높은 작가를 비롯해 청신, 최혜지 등 오프라인 경매를 통해 처음 소개되는 신진 작가의 작품이 경매에 오른다. 이 밖에도 가수 권지용(G-DRAGON)의 작품 ‘청춘은 꽃이다(Youth is Flower)’가 경매에 나온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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