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안재민 기자]
1955년생∼1963년생인 베이비붐 세대들은 자신들이 살던 지역 사회에 계속 거주하면서도 의료-돌봄 관련 주거지원을 받고 싶은 경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윤진 건축공간연구원(AURI) 부연구위원은 ‘베이비부머의 지역사회 지속거주(Aging In Place, AIP) 인식과 주거 수요-7대 광역시를 대상으로’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연구위원은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며 베이비부머 세대의 지역사회 지속거주 인식과 정주욕구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전국 7대 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1955년부터 1963년 사이 출생한 베이비부머 남녀 1500명이었으며 1344명이 응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사회 지속거주 희망 여부의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65.5%가 ‘지금 살고 있는 집 또는 동네’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응답했다. 건강이 나빠져 거동이 불편해진다고 하더라도 응답자 41.7%는 여전히 현재 살고 있는 집 또는 동네에서 살고 싶다고 답했다.
윤 연구위원은 “고령자의 지역사회 지속거주에 대한 정주욕구는 국내외 여러 선행연구의 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지속거주를 원하는 지역사회의 범위인 ‘동네’의 공간적 범위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95%가 ‘도보 20분 범위’의 지역을 자신에게 익숙한 지역사회로 인식했다.
노후를 보낼 새로운 집으로 이사 시 희망하는 주택 유형으로는 ‘일반 아파트’가 36.6%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실버타운·실버주택 등 의료요양서비스가 제공되는 시설’(31.0%), ‘일반 단독주택’(23.6%) 순으로 나타났다.
윤 연구위원은 “현재 아파트 거주자는 여전히 일반 아파트를, 일반 단독주택 거주자는 일반 단독주택을 희망한다는 점에서 이 또한 익숙한 유형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령대로 살펴보면 60대 전반은 일반 아파트 희망 비중이 가장 높은 반면, 60대 후반은 실버타운ㆍ실버주택 등 의료요양서비스가 제공되는 시설을 희망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며 “이 결과는 노인의 경우 실버타운·실버주택 등 의료요양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한다는 기존의 연구들과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위원은 “60대 후반부터는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에서 의료요양서비스가 지원되는 시설로의 이동도 고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건강 및 의료 지원에 대한 수요는 베이비부머 정주욕구의 특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 거주지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신체적 건강 지원’(39.8%)이 꼽히고 가장 필요한 시설은 보건의료기관(49.1%), 공원(15%)이 1, 3위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후를 보낼 주거환경에서 건강 관련 시설과 공간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 연구위원은 “지역사회 지속거주 정책의 확산에 있어 노인이 살아온 익숙한 주택 및 지역사회 내에서 생활을 유지하며 의료-돌봄 관련 주거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노인주거 서비스 모델의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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