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지난 19일 서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라-3’형 초대형 전투부(탄두) 위력 시험과 신형 지대공(반항공) 미사일 ‘별찌-1-2’ 시험발사를 한 지 사흘만의 미사일 발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 기준으로는 지난 2일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20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오늘 오후 3시 1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수 발을 포착했다”며 “북한 미사일은 300여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일본 당국과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날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300여㎞라는 비행 거리를 고려할 때 남측 주요 군사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에서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330㎞, 전북 군산의 주한 미 제8전투비행단까지는 약 350㎞다.
한미 공군은 군산 공군기지에서 양국 군용기 100여대가 참여하는 연합편대군종합훈련(KFT)을 지난 12일부터 실시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19일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주변 정세와는 무관한 활동”이라고 밝힌 만큼, 단순히 한미 연합편대군종합훈련에 대응하는 도발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기존에 계획된 군사 목표를 차근차근 이행해나가는 과정의 일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비행 거리와 시간을 고려할 때 성능 개량 차원에서 600mm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군사 목표 가운데 아직 미진한 부분에 대해 박차를 가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전까지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초대형 방사포는 2019년 8월 25일 그 명칭이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한 무기이며, 방사포는 다연장 로켓의 북한식 이름이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는 400㎞에 육박하는 사거리와 유도 기능 등을 토대로 한미 정보 당국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분류하고 있으며 KN-25라는 코드명을 부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2년 12월 31일 초대형 방사포가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에 ‘증정’된 행사에 참석, 연설을 통해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은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목적과 타격 대상에 따라 다양한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초대형 방사포는 북한이 추진 중인 핵탄두 소형화 성공 시 탑재 대상으로 꼽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