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24일 서울에서 하오펑 중국 랴오닝성 당서기와 만나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외교부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오는 5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취임 후 첫 중국 방문 및 한중일 3국 정상회의 등 한중간 고위급 소통 일정이 잇달아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경색됐던 한중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28일 외교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말로 최종 조율되고 있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이전에 조태열 장관이 먼저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중국 측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지난 2월 6일 조 장관과 상견례를 겸한 첫 통화에서 중국 방문을 초청한 바 있다.
당시 조 장관은 초청에 사의를 표하고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해 가자”고 답했다. 이후 논의에 진전이 생기면서 한·중 당국이 조 장관의 방중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지난 12일 주한 대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머지않아 저의 중국 카운터파트(왕 부장)와도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 장관이 이번에 중국을 방문해 왕이 부장과 양자 회담을 하게 되면,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이후 처음으로 한중 외교 장관이 만나게 된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5월 말에는 서울에서 리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최근 5월 26~27일 무렵 회의를 여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란 외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리창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을 방문하면서 한국 고위 인사들과 별도로 회동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2~25일 하오펑 중국 랴오닝성 당서기가 코로나19 이후 중국 지방정부 당서기로서는 처음으로 방한하면서 한중간 지방 교류도 재개되는 양상이다.
조 장관은 하오 서기에게 “하오 서기의 방한을 시작으로 한중간 고위급 교류의 흐름을 지속 이어나가는 가운데, 상호존중과 호혜, 공동이익에 입각하여 건강하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양국 관계를 한 걸음씩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 논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등으로 한중 관계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채 불통을 이어왔다.
지난 3월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4월 한국 총선 등 양국의 주요 정치 일정이 마무리된 만큼 양국 간 소통 논의를 본격화기에 좋은 시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가 한미·한미일 협력과 동시에 한중관계 개선을 통해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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